<지구촌여성리포트>美 독신여성들 내집마련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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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화려한 싱글」을 꿈꾸는 여성이 늘고 있다.그들에게 「자유로움으로 가득 찬 절대공간」은 필수다.원룸아파트나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는 당연하다.그러나 그 공간에 절대안정은 없다.「남의 집살이」이기 때문이다.매달 지불하는 집세,해마다 올라가는 보증금은 독립에 큰 위협이다.
닛케이우먼 최근호가 전하는 미국독신여성들의 내집마련 열풍은 그래서 부러움이 함께 한다.
미국통계국은 작년 35~44세 독신자들의 주택소유율을 조사한결과 사상최초로 여성들이 남성을 앞질렀다고 발표했다.남성보다 50만명이 더 많은 189만명의 독신여성이 자기집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 사이에 팽배한 독립욕구 때문이다.그들은 결혼과 무관하게 자기일을 가지고 삶을 꾸려가길 원한다.경제적 자립을 위해 임대료 내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한다.정신적 독립보다는 경제적 독립에 무게가 실려있는 듯하다.
남자들이 패션이나 자동차 등 자신의 주변물건에 돈을 쏟아붓는것과 대조를 이룬다.
부동산가격과 금리가 절반으로 떨어진 것도 한몫했다.금융기관들이 주택마련대부에 앞을 다투고 있다.조건만 맞으면 보증금의 3%정도의 자기 돈만으로도 집주인이 될 수 있다.그러나 우리처럼어렵게 집을 마련한 이에게 나타나는「내집」에 대 한 애틋한 정은 없는듯.잠시 머무는 곳 정도로 생각한다.하여튼 워싱턴DC근교의 건평 40여평 3층건물이 1억여원.냉장고.세탁기 등도 완비되어 있다.「그 조건이면 곧 달려가 사고 싶다」는 닛케이우먼이 전하는 일본여성들의 마음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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