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서 다치면 관절 정밀검사를-겨울철 무릎.발목 보호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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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겨울이 깊어갈수록 정형외과는 만원이다.
여기저기 널려 있는 빙판길에 미끄러지거나 스키등 겨울철 운동으로 인한 부상이 주된 원인.
경희대의대 정형외과 안진환(安珍煥)교수는 『노인들 특히 할머니들은 골다공증으로 인해 넘어져 뼈를 다칠 경우 젊은 사람에 비해 회복이 매우 힘들므로 겨울철에는 길을 다닐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넘어질 때 흔히 나타나는 골절부위는 땅을 짚다가 다치는 손목뼈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다치는 골반뼈.
뼈가 다쳤을 땐 물론 즉시 정형외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넘어진 사람중에는 뼈는 안다치고 관절이나 인대가 손상받는 경우가 훨씬 많다.
문제는 근육과 뼈를 연결시켜주는 인대나 관절의 손상은 X선 검사에도 이상소견이 안 나타난다는 점.安교수는 『우리나라는 정확한 진단없이 부적절한 민간요법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관절이 아프거나 부을 때,관절운동 장애 ,관절이 어긋나거나 결리는 느낌 등으로 인해 걷는 것이 불편할 정도면 전문가에게 관절경 검사등 정밀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X선 검사로 나타나지 않는 관절손상을 가장 정확히 진단.치료하는 것이 관절경을 이용한 시술이다.관절경은 5~7㎜ 가량의 구멍을 통해 환부를 확대해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정상조직에 거의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보다 정밀한 진단과 치 료를 할 수 있다.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기존의 관절수술은 2주이상의 입원과 장기간의 물리치료가 필요한데 반해 관절경 시술은입원기간이 3박4일 정도.그러나 시술의사의 정교한 기술이 필수요건이다.
가장 흔한 관절손상은 무릎.무릎은 무릎위와 아래를 인대.근육.연부조직 등을 연결.유지시켜 주므로 가장 불안전한 관절인데다관절연골은 재생도 불가능하다.따라서 다친 무릎에는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만이 최선책이다.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 같다」「무릎이 어긋나거나 빠지는듯 하다」는 증상은 십자인대가 다쳤을 때,「무릎이 잘 안 펴지는 것같다」는 증상은 반월상연골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좌식생활로 인해 쭈구리고 앉는 경우가많고 초생달 모양이어야 하는 반월상연골이 원형인 경우가 30%(서양은 3%정도)나 돼 자기도 모르는 사이 무릎관절 손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무릎 다음으로 손상을 흔히 받는 부위는 발목.
발목이 삐었다는 것은 인대 손상등 관절부위가 다쳤다는 것.
특히 인대는 한번 손상받으면 점성(粘性)이 늘어나고 탄력성도떨어져 회복후에도 안정성이 떨어지고 주변 신경이 손상받아 균형감각도 떨어진다.
따라서 반복해 삐게 되는 경우가 많다.
安교수는 『우리나라는 발목이 삐어 부으면 통증.부기만을 가라앉히는 일시적이고 부적절한 치료가 많은데 우선은 증상이 좋아지나 이는 반복손상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하고 『처음 다쳤을 때 보조기 등으로 최소한 2~3주는 고정시키는 과학적 치료만이 반복적 인대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발이 삔 경우 모세혈관을 통한 출혈이 있기마련.따라서 병원에 오기전 얼음찜질을 해주거나 탄력붕대로 압박해 주는 것이 좋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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