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기도 관광자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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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마존이 세계의 허파이듯 강원도는 대한민국 허파다. 전국에서 산소 발생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강원도발전연구원이 최근 개발한 강원도 생명·건강 지표에 따르면 전국 산림에서 연간 발생하는 산소량은 4000만t. 이 가운데 22% 정도인 900만t을 강원도에서 생산한다. 산림 면적이 137만㏊에 달하는 데다 ㏊당 임목 축적량도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아 산소 생산량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공기 중 산소의 농도도 높다. 설악산과 정동진의 산소 농도가 21.5%인 데 비해 서울과 울산시 주거지역은 20.9%로 나타났다. 반면 강원도의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 배출량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이 같은 점에 주목해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산소 가치를 활용한 친환경 생명산업을 육성하고 나섰다. 청정 산소가 있는 ‘생명의 땅 강원도’를 만들고 이를 산업화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백두대간에 산림 테라피(치유) 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2011년까지 정선군 임계면 임계리에 테라피 로드, 보건·의료, 운동시설을 갖춘 750㏊ 규모의 시범 기지를 조성하고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 성과를 분석해 강원도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요함’ 지수를 개발해 이를 지도로 제작, 소음과 빛에 시달리는 도시민에게 알리는 사업도 추진한다. 한적하고 고요한 산촌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공기 좋은 계곡 99곳, 농·산촌 50개 마을을 선정해 고요함 지수를 측정하고 2012년까지 900개 마을의 지도도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성군 백두대간 등 9곳에 31㎞의 산소길(등산로)을 만들고, 올해 10월에는 집다리골 자연휴양림 임도(林道)에서 맨발 마라톤대회를 여는 등 산림 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던 임도를 관광자원화할 예정이다. 강원도는 최근 ‘산소 강원-자연이 희망이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나무를 심고, 온실가스를 줄이려 노력하는 등 생활 속 실천 운동을 통해 강원도 산소의 가치를 높여 나가는 운동이다. 김진선 지사는 “강원도를 상징하는 주된 테마로 청정 산소를 강조하고 있다”며 “강원도의 천혜자원인 청정 산소를 상품화하는 데 관련 기관은 물론 도민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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