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민주계 갈등 증폭-이영희씨 사퇴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한국당의 「이영희(李永熙) 파문」이 일단락됐다.李소장은 8일 자진사퇴의 길을 택했다.5,6공세력 배제를 주장한 그에 대해 청와대의 재신임을 받은 김윤환(金潤煥)대표위원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하며 인책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실제 사퇴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겪은 진통은 오히려당내 계파갈등의 주요한 잠복요소가 되게 됐다.
이날 오전 강삼재(姜三載)총장은 李소장과의 면담에서 자진사퇴를 종용한 뒤에 그 시한을 오후3시로 공표했다.하지만 정작 李소장은 3시간 뒤인 6시가 다 돼서야 사퇴서를 냈다.드문 일이었다. 특히나 민주계 이신범(李信範)부대변인등은 『당을 생각해개인의견을 말했는데 사퇴는 너무하다』고까지 했다.때문에 비록 파문은 정리됐지만 당내 민주계 개혁세력의 편에 섰던 李소장의 사퇴는 민정계와 민주계간의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킨 셈 이 됐다.그는 이날도 사퇴하면서 『불행한 헌정사의 부정적인 과거를 벗어나 당이 한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해 자신의 주장을 꺾지않았다.
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