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노 정부 때 처리했으면 말썽 안 났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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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7일 ‘쇠고기 파동’과 관련, “그때(노무현 정부)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기독교 지도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일은 그때 다 벌여 놓은 것”이라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앞서 극동방송 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최근 봉하마을에 다녀온 사실을 소개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에 있었으면 (쇠고기 파동에) 어떻게 대응을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고 전하자 조 목사의 발언이 나왔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즉각 “이 대통령이 아직도 국민의 마음과 요구, 정서를 읽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더 커진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에 참석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분명한 의지를 밝히고 불안을 덜어줘야지, 노 전 대통령 탓으로 돌린다고 해서 이 문제가 풀리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청와대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촛불집회’에 대해 “세상을 밝게 하려는 점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결과적으로 나라가 잘돼야죠. 그분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쇠고기 문제는 처음 발표할 때 어떻게 문제가 될지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세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자성했다.

간담회에서 조용기 목사는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과 구체적 해결책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먼저 재협상을 시작하면서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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