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박정자 "테레사의 꿈"서 광기어린 연기 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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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사랑했다,아주 짧게.그는 벌써 그녀를 잊기 시작한다.증오와자책으로 더욱 고통스러워지는 테레사….』 연극팬들의 마음의 연인 박정자(53)가 특유의 광기어린 연기로 한겨울 연극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연극 『테레사의 꿈』(12월1일부터.산울림소극장)에서 그는 극중 배역 테레사의 아픔을 견뎌내듯 우울하고 고통스러운,그런 모습이었다.
『테레사의 꿈』은 이탈리아 여류작가 나탈리아 긴즈부르그의 대표작 『테레사』를 오증자씨가 번역하고 임영웅씨가 연출한 작품.
로마의 한 아파트를 무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잊혀져버린 여인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불협화음 때문에 별거상태에 빠진 부부의 얘기』라며 말하는 그는 『사랑이 지속되리라 믿는 여성들이 결혼생활에서 겪게되는 내면의 고통을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의 역을 설명한다.
10월초 공연준비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는 슬금슬금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고 한다.테레사의 갈등에 몰입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울적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몸까지 아파 오더라는 것.
이번 공연에는 『미친 리어』를 통해 강렬한 개성을 보여준 기주봉이 테레사의 남편역을 맡는다.
박씨는 『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은 배우의 의무이자 가장 큰 즐거움』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연극팬들에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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