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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등록 25社 무더기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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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영풍산업(거래소 상장)과 피코소프트(코스닥 등록)를 포함한 25개 상장.등록기업이 증시에서 무더기로 퇴출됐다.

31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은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감사의견 거절과 자본 전액잠식 등의 이유로 5개 상장기업과 20개 등록기업 등 모두 25개사의 상장.등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대호.동아정기.삼도물산.부흥.스마텔.센추리 등 6개 상장기업은 아직 퇴출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9일 이후 또 한차례 퇴출 태풍이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퇴출이 전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은 솜방망이 규정에 불과했던 퇴출 요건이 올해부터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자본 전액잠식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관리종목 지정에 그쳤지만 올해부터는 즉시 퇴출로 바뀌었다. 이번에 퇴출된 거래소의 해태유통이 첫번째 사례다.

회계감사에 대한 사후 책임이 강화되면서 감사의견 거절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도 퇴출기업이 급증한 원인이다. 코스닥에선 이날 퇴출이 결정된 20개사 가운데 씨모스 등 18개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등록 취소가 결정됐다. 거래소의 영풍산업.한국코아.부흥.삼도물산 등 4개사도 감사의견이 거절됐다.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자구노력도 활발해졌다. 거래소의 신동방.이노츠.중앙제지.한국합섬 등 4개사는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으로 퇴출 위기에서 스스로 벗어났다. 남선알미늄은 자본잠식 규모를 50% 미만으로 낮췄다. 서울식품공업은 자본잠식을 완전히 해소해 클린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이동통신.서울신용평가.현대멀티캡.도원텔레콤 등 8개 등록기업도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해 이날 관리종목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SK네트웍스.삼양식품.누보텍.현대종합상사 등은 지난해 말 자본 완전잠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잠식규모가 여전히 50% 이상이어서 관리종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LG카드.한솔텔레컴 등 8개사도 자본잠식 50% 이상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에 새로 지정됐다. 코스닥의 엠앤피앤 등 15개사도 자본금 50% 이상 잠식 등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포함됐다.

거래소 최홍식 공시실장은 "퇴출 절차가 빨라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분기별 보고서에 나오는 영업실적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공시를 확인해 최대주주 등에 대한 대여나 횡령이 비정상적으로 큰 기업에 대한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호.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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