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정국-全씨성명 與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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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두환(全斗煥)씨의 2일 대국민성명은 민자당에 일파만파를 몰고 왔다.이어 오후 들어 全씨의 구속방침 소식이 전해지자 민자당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민주계 의원들은 全씨의 반발을 「후안무치한 태도」로 규탄했다.반면 민정계는 『검찰의 조기소환 방침이 사태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오후부터는 5공계열 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거탈당설과 全씨의 신당창당설이 유력하게 대두됐다.
…민자당은 이날 오전에만 네차례 논평을 발표,갈수록 수위를 높여가며 全씨와 야당을 공박.손학규(孫鶴圭)대변인등 대변인단은全씨 담화가 끝나자 즉각 『법과 정의,국민을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힐난.곧 이어 全씨를 「반란의 수 괴」로 지적.
全씨 비판에는 민주계도 동참.강삼재(姜三載)총장은 『국민의 90%가 5.18과 관련해 全씨를 단죄해야 한다는 여론인데 해괴망측한 좌파 논리를 동원해 빠져나가려 한다』고 비난.
민주계 실세인 최형우(崔炯佑)의원은 『쿠데타 장본인이 어떻게국가혼란 운운할 수 있느냐』며 『5.18을 분명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정권때 난리가 날 것』이라고 지적.민주계 의원들은그러나 검찰이 全씨를 3일 구속할 것으로 알려 지자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측과 『정치적 세규합에 나서기 전에 빨리싹을 잘라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기도.
…민정계는 오후 들어 국회 본회의장에 검찰의 구속방침이 전해지자 착잡함.초조함.당혹감 등이 어우러지면서 썰렁한 분위기.
민정계 의원들은 급히 김윤환(金潤煥).이한동(李漢東)의원등 실세중진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全씨 파동이 정국에 미칠 파장을 놓고 숙의.
金대표는 오전 한때 밝은 표정으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할말이 없다』고 했으나 全씨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본회의장 좌석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정국구상.
경북의 K의원은 『엊그제 지역구에 가보니 민심이 완전히 민자당을 떠났더라』며 『정부가 강경하면 할수록 민심이반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언」.
상당수 민정계 의원들도 익명을 요구하고 『대통령이 빨리 수습책을 내놓지 않으면 당이 깨질 수밖에 없다』며 분당설이 현실로나타날 가능성을 지적.이런 가운데 全씨의 한 핵심측근의원은 全씨가 최근 정치참여 의사를 피력했다고 전언.그는 심지어 全씨가자신에게 『金대통령이 나를 죽이려 한다』며 『너희들은 뭐하냐』며 질책했다고 분위기를 전달.
한편 의원회관 주변에서는 全씨 구속을 전후해 허화평(許和平).김상구(金相球)의원등 당내 5.18관련자및 全씨와 특수관계에있는 의원 4~5명이 탈당하고 뒤이어 대구.경북과 서부경남지역의원 15명안팎의 탈당설이 파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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