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그린 그림이 MP3에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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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노 GDN의 MP3 플레이어 ‘W0’<右>
- 댄스그룹 ‘원더걸스’의 소녀 멤버 5명이 그린 왕관·별·입술 그림을 제품 표면에 새겨

▶트루릴리전의 ‘지아나진’(일명 전지현 청바지)
- 전지현이 좋아하는 ‘참(charm·달랑거리는 장식)’을 제작해 청바지와 함께 증정
- 포켓에 크리스털 버튼, g로고를 부착하자고 제안

인기그룹인 원더걸스가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3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 MP3 플레이어인 ‘INNO W0’를 통해서다. 원더걸스 멤버들은 이 제품의 표면에 왕관·입술·별 모양의 아기자기한 그림을 직접 그려넣었다. 이를 기획한 이노 GDN의 김영세 대표는 “우리 상품의 핵심 고객층인 10대 취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찾다가 원더걸스를 떠올렸다”며 “멤버들이 그린 그림을 그대로 제품 디자인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세 곳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100여 건의 예약을 받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스타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제품에 스타의 이미지를 살리는 기존의 전략에서 벗어나 제작에까지 이들을 참여시키는 ‘공동 작업’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가 적극적이다. 스타의 패션 취향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젊은 층의 욕구를 겨냥한 것이다.

◇스타가 만든 상품 눈길=최근 청바지 디자이너로 나선 미녀 톱스타가 유난히 많다. 올 들어 톱스타와 손잡은 온라인 쇼핑몰이 세 곳이나 된다.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인 위즈위드의 ‘한예슬 청바지’(제임스진 레슬리 에디션), 오픈마켓 11번가의 ‘전지현 청바지’(트루릴리전의 지아나진), 인터파크의 ‘김하늘 청바지’(타버니티 소 진)다. 이들 청바지는 스타들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

스타들이 디자인한 청바지가 많은 이유는 뭘까. 지난해 게스가 탤런트 김아중과 손잡고 기획한 ‘A스타진 위드 김아중’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아중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작에 참여한 이 청바지 라인은 6개월 동안 6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이런 전략을 많이 쓴다. 프랑스 가방 브랜드인 롱샴은 여자 모델인 케이트모스가 디자인한 ‘레전드 라인’을 선보였다. 또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세린느도 탤런트 송혜교가 디자인에 참여한 핸드백인 ‘송혜교 포 세린느’를 한정 출시하기도 했다.

▶세린느의 ‘송혜교 포 세린느’
- 사각형 아닌 모양으로 유연하고 넉넉한 백이 좋다는 탤런트 송혜교의 취향 반영
- 편리함 중시하는 취향에 맞춰 내부에 주머니 여러개 넣고 어깨끈도 두 개로

◇‘홍보 쇼’ 비판도=스타와 공동으로 제품을 만들어 파는 목적은 입소문이다. 김아중·전지현·김하늘이 자신의 이름을 딴 청바지를 출시할 때마다 입소문은 물론 언론의 조명까지 받았다.

하지만 스타들이 상품 제작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홍보를 위한 쇼’라는 지적도 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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