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 ‘희망학교 짓기’ 원정대장 이문세

중앙일보

입력


  “히말라야는 산악인들의 로망이 숨쉬는 곳이잖아요. 들이쉬는 숨조차 황홀해요. 그 장엄한 산에 오르기 위해 한 해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네팔을 찾죠. 하지만 이 기쁨을 단순히 누리기만 하는 건 그 속에 살면서 아름답게 자연을 가꿔온 네팔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문세씨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산행을 꿈꾼다. 그 방법은 나눔이다.
  “히말라야 산봉우리 이 작은 마을의 아이들은 오늘로 저와 인연이 맺어졌어요. 아이들이 알든 모르든 저는 이곳에서 잠시나마 땀을 흘렸고 이들에게 정을 줬죠. 이제 그들과 우리는 더 이상 남이 아니에요.”
  설레발 산악회는 학교를 지은 후에도 10년간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란다. 학교 건물 한 귀퉁이에는 그의 손길이 머문 화단과 아이들과 함께 그린 벽화가 있다. 2년 후든 3년 후든 언젠가 혼자라도 꼭 학교에 다시 와 볼 거라는 그에게 히말라야는 이제 먼 산이 아니다.
  설레발 산악회의 ‘희망학교 짓기’ 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난한 나라 소외된 아이들을 찾아 앞으로 5년간 1년에 한 차례씩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파키스탄이나 북한 아이들을 위한 학교짓기도 고려중이다.
  “음식이나 옷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교육 인프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86년부터 한국근육병재단 이사로도 활동하는 이씨는 희귀병인 근육병을 앓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20년 넘게 꾸준한 봉사를 해오고 있다.
  “공인으로서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봐요. 이젠 나눔의 문화도 변하고 있죠. 남모르게 혼자 하기보다는 드러내놓고 여러사람이 동참하도록 하면 나누는 기쁨이 더 크지 않을까요.”

글·사진=프리미엄 이송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