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청산'외국은 어떻게 했나-루마니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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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89년12월 민주화 혁명 이전까지 루마니아는 북한에 버금가는공산독재의 동토(凍土)였다.65년 집권한후 4반세기동안 철권을휘둘렀던 니콜라우 차우셰스쿠는 족벌정치로 악명이 높았다.
그의 통치기간중 피살된 사람만 7만여명에 이른다.차우셰스쿠는권력연장을 위해 부인 엘레나에게 권력세습까지 시도했다.
독재의 뿌리가 깊은 만큼 붕괴도 극적으로 이뤄졌다.89년 동구 민주화바람 속에서 끝까지 개혁을 거부하던 그는 유혈봉기로 순식간에 무너졌다.도주하다 체포된 차우셰스쿠 부부는 사흘만에 구국위원회특별군사재판에 회부돼 즉각 총살됐다.
그들이 사형선고를 받는 장면과 처형전후의 모습은 TV를 통해전국에 중계돼 독재자의 최후를 온국민이 생생히 목격했다.총살당한 시신까지 전세계에 공개됐다.
차우셰스쿠 독재의 청산은 공산주의 유산의 철폐와 독재에 기생하던 족벌들의 숙청으로 이어졌다.과거 공산당정치국원 40여명이투옥됐으며 비밀경찰이 색출되고 친 차우셰스쿠 보안군들이 체포됐다. 차우셰스쿠의 친형은 목매 자살했으며 여동생과 조카등 친척들도 체포됐다.차남 니쿠는 20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로 갔으며딸 조이안도 체포됐다 풀려났으나 전 재산을 몰수당했다.다당제 민주주의가 도입되고 사유재산제.자유총선거.언론자유등 제도개혁이이어졌다.
이후 수년간 루마니아는 공산주의 청산에 진통했으나 이제 차우셰스쿠 독재의 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됐다.
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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