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구속사태-연희동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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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9일로 비자금사건이 딱 한달째.구속수감된 노태우(盧泰愚)씨일가중 부인 김옥숙(金玉淑)씨만은 그간 단한번도 외부에 모습을드러내지 않았다.더구나 金씨는 당분간 남편의 면회도 가지 않을것으로 알려져 계속된 은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석립(崔石立)전경호실장등 17일 면회를 다녀온 盧씨 측근들은『구치소앞의 보도진 취재가 너무 격렬해 부인을 모시는 게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다른 한 측근은『지금 金여사가 가봐야 좋을 게 없다』며 金씨 면회사절이 盧 씨측의 의도된 계산임을 시사하고 있다.
측근들은 비자금사건 초기부터 줄곧 별도비자금 조성과 부동산은닉.차명예금 실명전환등의 의혹을 받아왔던 金씨가 외부에 노출될경우 언론의 과열취재등 「통제할 수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盧씨 구속에 이어 가족등 친인척의 사법처리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金씨를 둘러싼 해프닝이 발생하면 자칫 여론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게 연희동측의 생각이다.
한 6공인사는『13대대선에서 6공출범 이후까지 부인 金씨는 「이순자여사와 반대로만 하라」「절대 나서지 말라」는 조언을 수도 없이 들었다』며『더구나 이 시점에 金씨가 생각하는 처신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결국 부인 金씨는 검찰에서 친인척 사법처리를 매듭짓고 여론이다소 수그러드는 시점에 가서야 면회등 외부에 첫 모습을 노출할것으로 전망된다.
자택내에 은거중인 金씨는 『울고 있다』『끼니를 거른다』는 추측과는 달리 현재 신문.TV도 꼼꼼히 챙겨보고 盧씨대신 손님대접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전해져 심약한 盧씨와는 다른 모습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崔전실장은 18일『김유후(金有厚)전사정수석이 단독으로 盧씨의 변호인을 맡거나 한영석(韓永錫)전민정수석과 함께「2인변호」를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盧씨의 향후 변호대책을 공개했다. 이와함께 盧씨의 면회는 당초 알려진 무제한허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17일 崔전실장과 아들 재헌(載憲)씨등의 첫 盧씨 면회때 서울구치소 부소장은『하루 한팀(3명이하)면회를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경우는 서로 연락을 취해 2팀이 가 능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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