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 경기 연속 만루포 … 박재홍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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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재홍<右>이 8회 초 1사 만루에서 그랜드 슬램을 터뜨린 뒤 3루를 돌며 이광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SK 박재홍이 2경기 연속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하위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KIA는 만루포 펀치에 KO됐다. SK는 29일 프로야구 광주 KIA전에서 박재홍의 그랜드슬램에 힘입어 7-2로 승리, 선두를 질주했다.

3-2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8회 초 SK의 공격. 승부를 결정 지은 박재홍의 홈런포는 실책에서 시작됐다. 정근우의 평범한 2루 땅볼을 KIA 김형철이 놓쳤다. 후속 타자 박재상은 볼넷을 얻어 1, 2루. 이어 대타 이진영이 좌전 안타로 누를 채웠고 타석에는 박재홍이 들어섰다.

박재홍은 볼카운트 2-0으로 몰렸지만 조심스레 공을 골라 풀카운트까지 만들었다. 6구째 오준형의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가 돌았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115m짜리 그랜드슬램. 전 타석까지 무안타로 침묵하던 박재홍은 이 한 방으로 올 시즌 8개 구단 타자 중 최다인 25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이어갔다.

2경기 연속 만루 홈런은 호세(롯데·1999년)·김태균(한화·2005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진기록이다. 또 이날 개인 통산 10호째 그랜드슬램을 날려 부문 역대 2위(1위는 삼성 심정수의 12개)에 올랐다.

SK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주인공은 ‘감독 김성근’이었다. 상황에 따라 대타와 대주자로 나가는 일이 잦았던 박재홍은 김성근식 훈련과 승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 확정 뒤 김성근 감독과 박재홍은 깊은 포옹을 했고 그때부터 박재홍의 지옥 훈련이 시작됐다.

올 시즌 박재홍의 놀라운 타격 상승세를 보면서 김 감독은 “지난해엔 입이 툭 튀어나왔다. 올해는 정말 땀을 많이 흘렸다. 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1996년 입단 첫해 한국야구 최초로 30홈런-30도루 클럽을 달성했던 박재홍이다. 이제 베테랑의 노련미에 성실함까지 갖췄다. 25경기 연속 안타와 고비 때마다 터지는 홈런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KIA는 1-3으로 뒤진 7회 무사 2, 3루 기회에서 대타 채종범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이용규·이종범이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KIA는 올 시즌 SK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7전 전패를 당했다.

전날까지 6연승을 달리던 롯데는 잠시 숨을 골랐다. 롯데는 부산 한화전에서 상대 선발 정민철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말려 1-4로 패했다.

삼성은 목동 우리전에서 7-2로 승리, 3연승을 거뒀다. 우리는 7연패 및 홈 13연패에 빠지며 지난 20일 이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LG에 8대 3으로 승리했다.

김성원 기자, 광주=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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