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지성이랑 뛰다니 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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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8일 오전,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 속속 도착했다. 표정은 제각각이었지만 각오는 하나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반드시 통과해 본선에 가겠다’는 것이었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기자들과 만나 약 한 달간 이어질 대표팀 생활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허 감독은 “해외파와 국내파를 가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력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해외파의 선두주자인 박지성도 “한국 최고의 선수가 모인 자리에서 그 같은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했고, 이영표 역시 “리그별 수준 차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선수들 기량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사마라에서 뛰고 있는 오범석은 “나는 해외파라고 하기에 쑥스럽다. 국내파라고 해달라”며 “국내파, 해외파가 어디 있나. 그냥 열심히 하는 게 정답이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1년9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최고참 안정환은 “맨유와 첼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려고 밤을 꼬박 새웠는데 박지성이 안 나왔다”며 “(퍼거슨 감독이)얄밉다. 지성이를 내보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이어 “맨유처럼 훌륭한 클럽에 소속된 대단한 선수랑 함께 뛸 수 있어 정말 영광이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1980년대 출생이 대다수인 대표팀에서 안정환·이영표·박지성·김남일 등 2002 한·일 월드컵 주축 멤버들은 어느덧 큰형님이 됐다. 박지성은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 어느덧 노장을 향해 가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잘 다독여 강한 팀을 만드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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