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식투자 줄고 실물투자 급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증권사들이 부동산이나 금.곡물과 같은 실물자산을 활용한 특화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저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몰리면서 본업인 주식.채권투자를 잠시 접어두고 '외도'에 나선 것이다.

증권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종합자산관리가 확산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식이나 채권에 치중한 자산관리로 고객유인을 유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투자대상을 찾아야 한다.

◇부동산 알아야 고객유치=주상복합 건물, 신행정수도 개발 등 수익 확보가 유망한 투자상품에 돈이 몰리면서 가장 비상이 걸린 쪽은 증권사다.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었지만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여전하다. 더구나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것도 시중 자금의 증시 복귀를 가로막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은 부동산에 대한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7일 주요 지점의 웰스 매니저 41명을 경기도 화성 동탄.충남 아산 등 신도시 개발예정 지역과 평택.천안 등 중점 개발 예정지역으로 보내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정보를 수집했다. 주식.금융.세무 등에 대한 정보보다 부동산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고객 유치의 필수 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정복기 부장은 "이번 현장교육을 통해 웰스 매니저들이 중부권 개발 현장의 생생한 정보를 취득하게 됐다"며 "수준 높은 상담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부동산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화된 상품 개발 봇물=증권사들은 부동산 개발이나 원자재 등 실물에 투자하는 특화된 상품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특히 거액의 투자 자금을 조달해준 뒤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크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이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자금의 일부인 160억원을 공모한 것이 대표적이다. 7년간 연 6.5%의 고정수익을 분기마다 현금으로 배당하는 이 공모청약에는 1300억원이 몰려들어 8.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LG투자증권은 중국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임대소득을 올리는 부동산 펀드를 LG투신운용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 증권사 금융상품개발팀 윤영준 차장은 "증권사도 부동산에 맞설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며 "저금리가 지속되고 고객들이 확정적인 수익을 선호하는 만큼 부동산 투자를 통한 고수익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B자산운용은 영화와 공연 등에 투자하는 'KTB엔터테인먼트 혼합형1호'를 4월 중 내놓기로 했다. 이 회사 장인환 사장은 "펀드의 50%를 영화.음반.연극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300억원을 모아 2년 만기로 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주식 형태의 기존 CR리츠 대신 발행이 간편한 수익증권 형태의 부동산 투자 상품을 조만간 개발하기로 했다. 대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금.원유 등 원자재 값의 상승 추세를 활용한 대체 투자 상품을 다음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