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지구촌 어린이 돕기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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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세계 어린이 4명중 1명은 가난하게 살고 있어.』 『800원이면 어린이 7명에게 천연두 예방주사 또는 4명의 어린이에게 소아마비 예방주사를 맞힐 수 있다니 우리가 군것질을 조금만참고 모금하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네.』 서울답십리국교 국제관 특별교실.6학년8반 40여명의 학생들이 조별로 옹기종기 모여앉아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세계 다른 나라 어린이들에 대해 알아 보고 그들을 돕는 방법을 토의하는 모습이 자못 진지하다.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세계의 어린이들을 위해 「유엔의 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가난의 굴레 벗기기」행사의 하나다.
답십리국교 행사는 유니세프로부터 소식을 접한 이 학교 어린이회가 회의를 열어 자발적으로 참여를 결정,전교생 2,570명이모두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학생들은 2교시 수업시간을 할애해 유니세프로부터 제공받은 가난과 굶주림.영양실조 등의 내용이 담긴 그림카드를 돌려보며 가난이 되풀이되는 원인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등을 주제로토론을 벌였다.
이에 앞서 1교시에는 후진국의 또래 어린이들이 학교 공부를 못하고 열악한 노동조건 아래서 일하고 있는 상황을 담은 「사슬에 묶인 아이들」이라는 비디오를 시청했다.
답십리국교 학생들은 이날 행사를 가진뒤 『학용품을 알뜰히 쓰고 간식을 조금 덜 먹으면 얼마든지 불행한 다른 나라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며 한푼 두푼 정성을 모아 254만8,580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6학년 오지원(12)양은 『나보다 어려운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됐고 작은 정성이나마도움을 줌으로써 훈훈한 인간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답십리국교 외에도 서울아현중.봉림중,포항제철동국교가 10월24~28일 각각 행사를 갖는등 10여개 학교가 이미 이같은 행사를 치렀으며 서울 정원여중이 11월24,25일 이틀간 행사를 치르기 위해 유니세프에 자료신청을 하는등 20여 개 학교가 행사를 준비중이다.
「가난의 굴레 벗기기」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유니세프의 연흥숙(延興淑)씨는 『이 행사는 학교 또는 학생회의 결정으로 누구나참여할 수 있으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친구를 돕는 방법을 토의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정을 돋우어 주는 훈련이 됨은 물론 세계화.국제평화를 이해하는 교육의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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