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銀 주가 내리막길-거래기업 부도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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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적과 주가가 업계 「제일」이던 제일은행이거래기업의 잇단 부도 등 불미스런 일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치닫고 있다.
지난해 11월3일 1만4,600백원의 고점을 기록하며 5대 시중은행중 가장 높은 주가수준을 유지했던 제일은행은 1년이 흐른 지난4일 전일대비 160원 내린 7,460원에 마감됐다.이는 지방은행을 포함한 전 상장은행중 서울은행(7, 330원)다음으로 낮은 수준.
특히 지난 3일엔 장중 한때 최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4일 동시호가에서도 7,230원까지 밀리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했다. 은행권의 선두를 달리던 제일은행이 비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93년 당시 행장의 친인척기업에 편법대출을 해 준 것이 적발되면서부터.이후 제일은 여러 일들이 꼬이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고 주가도 함께 주저앉는 비운을 겪었다.
은행업지수가 지난해 11월4일 766.43포인트에서 지난 4월22일 485.65포인트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동반하락했던 제일은행은 은행업지수가 9월까지 650선으로 반등하는 과정에서 4월 유원건설 부도,5월 우성건설 자금악화설등에 시달리며 상승의 그늘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들 기업 모두가 제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두었던 것.
이에 따라 제일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6월말현재 최저기준치 8%를 간신히 넘는 8.68%로 5대시은중 최하위로 밀리면서 대외신용에 상처를 입었다.만약 이 비율이 8%밑으로 내려가면 국제금융시장에서조차 차 입이 안돼 신용위기로까지 치닫게 된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지난 2일 비자금 사건 관련기업으로 한보철강.대우 등이 거론되면서 제일은행의 불운은 계속되고 있다.
이 기업들도 주거래은행이 제일은행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3일 증시에서 또 한번 구설수에 휘말렸다.
여기에 지난 3일에는 법정관리중이던 논노의 부도까지 겹쳤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은행의 주가가 워낙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더 이상 급락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부실여신 때문에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주가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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