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상호방위조약 재확인-27차 연례안보協 무엇 남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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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3일 끝난 제2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는 미국이 지난 2월 동아태(東亞太)지역에 미군 10만명을 유지하겠다는 「신아태전략」을 수립한 후 처음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이와 함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지난해보다 낮은 10%로 책정해 양측이 합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
방위비분담금은 지금까지 매년 SCM에서 한-미간 장애요인이 돼왔던 원화발생기준(WBC)방식을 폐지하고 물가상승률 7%와 경제성장률 일부인 3%를 감안해 10%증액률을 적용한 것.
이에 따라 한국은 96년 3억3,000만달러를 시작으로 향후3년간 매년 10%씩 올려주면 된다.
따라서 적어도 3년간은 별도의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되며 SCM에서는 한-미안보의 본질적 문제를 심층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은 89년 당시 원화발생기준의 3분의 1을,99년에는 3분의 2를,21세기에는 전액을 한국에 부담시킬 생각이었다.
올해초만 하더라도 미국측이 방위비분담금을 지난해 3억달러를 기준으로 물가상승률 10%에 경제성장률 7%를 더한 17%증액을 요구해왔고 양국의 팽팽한 접전 끝에 SCM직전까지 12%수준으로 남겨둔 상태였다.
양국은▶올해 6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對美)무역적자와▶북한에경수로 2기 건설에 지불해야 될 30억달러▶주한미군의 주둔이 미국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고려,결국 10%만 인상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번 SCM에서는 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이 처음으로 90년 이후 한국의 항공우주기술과 미사일 개발을 제한해온 「한-미 지대지미사일 각서」의 폐지를 미국에 촉구,이달중 윈스턴 로드 미국무부차관보가 협상팀을 이끌고 방한(訪 韓)해 이 문제를 본격 협상키로 한 것은 『MTCR와 미사일 각서는 별도고 각서폐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는 기존 미측 태도에 비춰볼 때 큰 성과이다.
한-미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타결된 「북-미 제네바 핵합의」에 「과거핵」 투명성을 보장하는 명백한 언급이 없는 점을 북한이 악용해 과거핵이 용인된 것처럼 주장할 가능성에 대비,과거핵의 투명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단독 장관회담에서 내년도 팀스피리트훈련 폐지를 명확히 결정하지 않고 유보한 것은 지난해와 같이 북한의 미-북핵합의의 성실한 이행과 남북관계의 개선을 고려해 「카드」로 남겨두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양국은 이에 따라 팀훈련의 계속적인 중지에 대비해 을지포커스훈련과 접수.전개훈련(RSOI)등 연합훈련을 강화하는 보완책을마련했다.
이밖에 북한위협 소멸 이후에도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며 21세기 한-미안보협력에 대한 실무자급 대화도 국장급에서 실장.장관급으로 격상할 방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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