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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씨 부정축재 사건-對野 야권共助 과녁달라 주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검찰조사를 계기로 비자금 파문이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김대중(金大中).김종필(金鍾泌)총재의 행보가 빨라진 느낌이다.
비자금정국이 2라운드에 접어든 이날 가장 눈에 띄게 돌출된 것은 야권공조다.盧씨 소환전만 해도 고소.고발전으로 서로 흠집내기로 일관했던 것이 소환직전인 2일부터 뚝 끊겼다.
마침 자민련은 총재단회의 직후 『비자금정국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야권공조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확인했다.구체적인 공조책은 총무에게 일임한다』(具昌林대변인)고 발표했다.
김종필총재를 앞장서서 욕했던 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부총재도『야권공조가 절실하다』고 피력했다.이쯤되면 양金의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는 성큼 눈앞에 다가온 느낌이다.그러나 민주당은 조금 다른 입장이다.이철(李哲)총무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공조하겠다』고만 밝혔다.사실상 공조는 불가능하다는 시사다.공격목표에 대해 국민회의가 여권에만 표적을 맞춘 강공드라이브를 꾀하고 있다면 민주당은 1盧3金 모두를 겨냥한 파상공세다.자민련은 국민회의와 비슷하지만 이번 파문 에 깊숙이 개입하고 싶지 않은 눈치다.국민회의의 경우 金총재의 20억원 수수 구설수를 잠재우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다.때문에 金총재 자신은 겉으로는당무활동을 활발히 벌이되 말은 아끼고 있다.대신 부총재와 지도위원들을 전면에 내세워 대여공세를 강화함으로써 20억원 수수파문을 수그러들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그래서 6공청문회 추진까지나왔다. 민주당은 약간 다른 행보를 취할 태세다.이날 진상조사위 결론은 盧씨 비리규명이 첫째요,대선자금 공개는 두번째다.대선자금 공개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대신 1盧3金 모두에게 공개질의서를 내기로 함으로써 비자금파문에 다른 야당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민련은 金총재가 비록 대선 당시 대표로 있었지만 자금출납에관여할 입장이 못돼 거리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핵심관계자는 『金총재는 정치는 수면밑에있어야 한다고 강조할 만큼 조용한 사태해결을 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야3당의 대선자금 공격은 이렇기 때문에 공동의 힘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파헤치기 보다 자신의 결점을 방어하는데 더 급한 모양이어서 전열이 가다듬어질 것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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