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佛.대만.싱가포르 비리 척결 노력-싱가포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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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교문화권에 포함된 아시아국가들은 경제발전과 함께 예외없이 공직자 부패라는 난제에 부닥친다.
그러나 유독 싱가포르만은 지난 65년 완전 독립한 이래 깨끗한 정부의 기조를 유지한채 연9%대의 실질경제성장률과 1인당 국민소득 1만7,0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리콴유(李光耀)전총리와 고촉통(吳作棟)총리 중심의 인민행동당이 35년동안 집권하고 있다.그럼에도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무색하게「깨끗한 정치」를 실현한 모범이 되고 있다.
싱가포르가 부정부패를 완전 추방하게 된 것은 우선 엄격한 제도적 장치에서 비롯된다.60년 제정된「부정부패방지법」은 정치인.공무원들의 부패를 강력하게 방지하고 있다.
특히 총리직속으로 설치된 「부정부패행위조사국」은 모든 공직자들의 부정행위를 철저하게 조사.감시해 구조적인 부조리는 발붙일곳이 없다.
정치자금이라는 말도 없다.집권당인 인민행동당은 선거비용을 최소화하는 한편으로,중앙당 유지.운영비는 당원 회비로 충당하고 지구당의 경우 바자 개최.유치원 운영등과 같은 부대사업으로 돈을 조달하고 있다.고위공직자들에게는 엄격한 도덕기 준이 적용된다. 65년 리 전총리의 오른팔이었던 탄키아칸 국가개발장관이 미 보잉사 커미션문제로 가차없이 처벌받았는가 하면 76년에는 리 전총리의 학교동창이자 국무장관이었던 위툰분이 부패혐의로 투옥되기도 했다.
대신 공직자에게는 물질적인 유혹을 견딜만한 처우를 해준다.총리가 월5,550만원,장관급이 3,000만원을 받으며 공무원도월급과 주택.연금.자녀교육면에서 자리에 걸맞은 대접을 받는다.
리콴유등 최고지도층의 솔선수범도 빼놓을 수 없다.리콴유 스스로 『개인재산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으며 야당들도 그를 부패문제로 공격한 일은 아직 없다.서방언론도 그의 독재체제를 비판할지언정 청렴성문제에는 한번도 토를 단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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