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움직일 수도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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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사진) 국회 부의장이 “국회의원으로 당선은 됐지만 움직일 수도 없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입장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17일 광주에서 당원들과 한 간담회에서 “전당대회를 비롯, 어떠한 선거에도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 입지가 상당히 조심스럽기 때문에 어떠한 당직에도 개입할 뜻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부의장은 “박근혜 전 대표를 밀었던 사람들과도 격의 없이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자신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의 고비를 잘 넘기고 미흡한 점을 개선하면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실제 이 부의장은 최근 한나라당 새 지도부 라인업을 둘러싼 당내 권력 투쟁설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이 부의장이 ‘박희태 당 대표-홍준표 원내대표’ 카드를 구상하고 있는 반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안상수 당 대표-정의화 원내대표’ 카드를 내밀면서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 부의장은 이에 대해 “왜 자꾸 이런 게 터져 나오느냐. 나는 평의원으로서 할 일을 할 뿐 당 현안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 않으냐”며 답답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이 부의장은 이 전 최고위원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서로 불편할 게 없다. 아마 잘못된 얘기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의장은 최근 일본 도쿄대 출신 박사를 정책 특보로 임명해 “이제는 한·일 관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대통령 취임 전 대일특사를 맡았던 이 부의장은 평소 대일외교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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