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의 추억’ 책으로 엮는 즐거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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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진 주부의 맞춤출판 이야기 소현이(7·사진)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행복이 머무는 풍경 해피하우스 1권』이다. ‘사랑스런 나의 큰 딸, 소현이’로 시작하는 이 책은 세상에 단 한 권 뿐이다. 책의 지은이는 강은진(33·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씨. 소현이의 엄마다.

"세상에 한권뿐인 두 딸 아이의 평생 애독서"


  “추억이 많은 아이는 외롭지 않다고 들었어요. 아이들의 추억을 책에 담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강씨는 지난해 초부터 두 딸의 육아일기를 책으로 펴내고 있다. 육아전문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육아일기 맞춤출판(Publish on Demand) 서비스를 통해서다. 온라인을 통해 쉽게 글과 사진을 올리고 편집이 가능하도록 제작·편집 기능이 지원된다. 기존의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 자료를 옮겨와 출판할 수도 있다. 권당 출판 비용은 4만~5만원선. 그러나 강씨는 배송료만 부담하고 책을 받았다.
  “100일 안팎의 일정기간을 정해두고 하루도 빠짐 없이 육아일기를 쓰면 무료로 책을 출간해 주는 온라인 사이트가 많아졌어요. 두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태교일기와 육아일기를 계속 써 온 제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그가 맨 처음 손에 받아든 책은 『프린세스 보경이의 한 살 이야기』다. 블로그에 올렸던 둘째 딸 보경(3)이의 태교일기와 육아일기를 묶었다. 책이 도착하던 날, 돌이 막 지난 보경이는 책 속에 있는 자기 얼굴을 보며 깔깔댔다. 첫째 딸 소현이에게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 다음엔 『소현아 사랑해』란 책을 냈다. 미니홈피에 실렸던 소현이의 돌 전후 이야기를 책에다 옮겼다. 지금까지 펴낸 책이 모두 6권. 시리즈로 엮고 있는『행복이 머무는 풍경 해피하우스』에는 소현이와 보경이 뿐만 아니라 엄마와 아빠(문성준·36·프로그래머)의 일상도 담았다.
  “책으로 만들어 두니까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춰 봐요. 온가족이 함께 보다가 지난 일들이 생각나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죠. 블로그나 미니홈피는 생각날 때마다 열어보기가 쉽진 않잖아요.”
  소현이 육아일기 맞춤책은 ‘동생만 사랑한다’고 투덜댈 때도 요긴하다. 엄마의 사랑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물’이 되기 때문. 소현이는 “엄마가 평생 소현이 책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책을 펴낼수록 다음에 만들고 싶은 책이 또 생겨난다”는 강씨는『두 딸에게 쓰는 편지』 출간을 준비 중이다. 엄마로서 두 딸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날 때마다 글로 적어 둔 것들이다. 버리자니 아까운 아이들의 작품(그림·글 등)은『꼬마 피카소 소현·보경이의 작품집』에, 아이들과 함께 했던 엄마의 활동자료는 『엄마의 놀이학교』에 각각 담을 예정이다.
  “살면서 아이들에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추억만큼 소중한 재산은 없겠다 싶어요. 두 딸이 각각 제 글을 쓸 수 있게 되면 함께 책을 만들거예요.“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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