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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면 안전”에도 닭 소비 꽁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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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2일 경기도 성남시의 이마트 식품매장. 닭·오리 코너에선 5000~6000원 하던 백숙용 생닭을 3500원에 내놓았지만 손님이 없다. 가정주부 문성연(42)씨는 “익히면 안전하다지만 아무래도 께름칙하다”며 “세일까지 하니까 더 못 믿겠다”고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닭·오리를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2003, 2006년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서 AI가 발생한 데다 인체 감염 공포가 겹치면서 AI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농협 4대 매장의 하루 닭고기 매출은 10일 535만원으로 지난달 초(1483만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오리고기의 매출도 같은 기간 20%가량 감소했다.

닭(식용닭 표준판매가) 한 마리의 가격도 평균 5400원으로 지난달 초(5650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양계협회 김동진 홍보팀장은 “가격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팔리지 않은 닭을 냉동창고에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AI가 장기화되면 창고 공간이 줄면서 시세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계탕을 주요 메뉴로 삼는 음식점도 비상이 걸렸다. 5월 중순까지 AI가 창궐하면서 올여름 복날 ‘닭고기 특수’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통상 복날이 있는 7~8월에 1년 물량의 30%에 달하는 닭고기가 소비된다. 2003년과 2006년 때는 AI가 겨울에 발생해 복날 시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손해용·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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