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끝(결과)이 좋으면 다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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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오와리 요케레바 스베테 요시」.결과만 좋으면 만사 오케이라는 이 말은 우리말의 「시작이 반이다」와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이 차이는 말뿐이 아니라 한국인과 일본인의 행동에도 잘 드러나는 듯하다.
한국인은 무슨 일이든 시작이 거창하다.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이것저것 재고 따져보는 일에 별 관심을 안 보인다.또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내놓고 비난은 안 하더라도 소심하다는 둥 걱정도 팔자라는 둥 속으로 흉을 본다.이게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좀 이해가 안 된다.거창하게 소문냈다가 만약 잘못되면 어떡하나하고 걱정하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뭐든 살짝 시작해 버리는 일이 많다.잘되면 괜찮지만 만약 실패했을 경우 부끄럽기 때문이다.일은 시작이나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결과만 좋으면 중간의 시시비비는 잘했군 잘했어로 수습된다.이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통신교육이 란 게 늘 인기가 있다.외국어 공부는 말할 것도 없고 붓글씨.꽃꽂이.그림등 안 하는 게 없다.통신교육은 나 혼자만 알고 하는 일이니까일부러 소문 내지 않으면 남이 알 리 없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은 용두사미요 일본인만 어떤 일을 끝까지해낸다는 말은 아니다.우리말의 작심삼일에 해당하는 말이 三日坊主(みっかぼうず)다.오늘 만화에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협력하면시작도 끝도 잘 된다(?)」는 말이 쓰여 있다 .히라가나로 써놓았으니 읽기는 여러분이 도전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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