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주간'에 MB정부가 줄 선물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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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대기업 납품을 거부하는 것은 사생결단에 해당하는 일이다. 쥐가 고양이에 대드는 행위에 비길 만하다. 그런데 올 들어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사흘 전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선 휴대전화 임가공협력업체 18곳 중 9곳이 한때 납품을 거부해 일부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자동차·조선업체 등과 거래하는 중소 주물업계가 단체로 납품을 중단한 적도있다. 아스팔트콘크리트(아스콘)·레미콘 업계도 납품을 중단했었다. 이들 중소업계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납품비용이 가파르게 올랐는데도 대기업이 납품 가격을 충분히 올려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실력행사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중소 부품업계의 납품이 끊기면 대기업도 생산 차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올 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대기업 협력업체 156곳을 대상으로 한 ‘납품 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38%가 불공정 거래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으로는 납품단가 인하와 발주 취소 등이 주로 지목됐다. 조사업체 10곳 중 8곳은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구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할 정책으로 ‘납품단가의 원자재 가격 연동제’를 꼽았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내리는 데 따라 납품 가격을 정하도록 제도화해 달라는 얘기다.

마침 이번 주엔 중소기업인의 최대 잔치인 ‘중소기업 주간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는 중소기업인의 사기진작을 위해 매년 5월 셋째주 열어온 것으로 올해로 20회째를 맞는다.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회관에서 여는 전국중소기업인대회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세미나·음악회·패션쇼와 자원봉사활동 등 각종 이벤트가 펼쳐진다.

중소기업인대회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참석해 산업 유공자를 포상하고 노고를 치하하는 게 관례다. 중소기업계에선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이 당연히 올 것으로 여기고 있다. 중소기업 최대 잔치에 대통령이 빠져선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가 퇴색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이날 어떤 지원책을 내놓을지 잔뜩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융·산업자본 분리 완화 등의 혜택을 준 만큼 중소기업에도 선물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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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6일 국제유가 배럴당 120달러 돌파
7일 금융 공기업 8곳 CEO 교체
8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9일 금융위원회 8개 신설 증권사 예비허가
 
▶이번주
14일 통계청 4월 고용동향 발표
15일 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 방한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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