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새마을운동旗 철거는 성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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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시청 옥상에 펄럭이던 새마을기(旗)가 지난1일부터 사라졌다. 새마을운동의 의미가 퇴색했고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는 서울시 고위당국자들의 생각이 새마을기 철거의 이유라고 한다.
물론 이같은 논리는 새마을운동을 아직도 경제적으로 좀더 잘살아보자는 운동쯤으로 치부해버리는 사람들에게는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마을운동은 시대상황에 맞게 변화해왔으며변화한 새마을운동이야말로 과거 새마을운동이 우리국민들에게 준 것보다 더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새마을운동 자체를 더이상 효용성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
25년간 이어져 내려온 새마을정신이나 봉사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다만 새마을운동 추진방법의 개선작업이 진행되고있으며 앞으로 계속 시대상황과 국민정서에 걸맞은 운동으로의 보완 필요성은 부인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은 얼마든지 협의해 효율적이고 알찬 운동으로 활성화 할 수 있다고 본다.
새마을운동은 대다수 국민들의 참여와 협조덕분에 과거 정부가 추진한 다른 어떤 운동이나 사업보다 몇배의 사업성과를 올린 정부수립후 최대의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근면.자조.협동정신으로우리사회가 누리는 풍요의 밑거름이 되어준 새마을 운동은 세계 국민운동사에 찬란한 등불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각급지도자들이 찾아와 새마을교육을 받고 이 운동에 매료돼 자기나라로 돌아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홍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하지만 이 운동은 계속 정부에서 주관할 수 없는 일이라는 학계의 건의에 따라 정부에서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마을운동을 계속 지원은 하되 민간주도로 이양하면서 새마을과 관련된 모든 조직.인원.재산 등을 인계했다.
이러한 경과를 거쳐 육성되어온 거대한 조직체를 서울시당국자들이 일반 관변단체와 동일시 한다는 것은 연구부족이거나 잘못된 판단이다.
고위간부 몇명의 협의절차만으로 새마을운동기를 철거한 서울시의조치는 분명 성급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따라서 서울시는 공개토론 등을 통해 새마을운동 관계자는 물론일반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새마을기 게양문제를 다시 검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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