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한사회복지회가 주최한 ‘위탁가정의 날’행사에서 성정순씨가 아이를 안고 있다.
7일 대한사회복지회는 ‘위탁 가정의 날’ 행사를 열었다. 180명의 위탁모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성씨 등 10명이 근속상을 받았다.
2003년 성씨가 위탁받은 김미애(당시 6개월)양은 배에 커다란 흉터가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장이 좋지 않아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미애는 팔과 다리에 힘이 없었고 우유도 잘 못 마셨다. 성씨는 매일 아기의 자그마한 팔과 다리를 주물렀다. 성씨는 “아이는 아프다고 울고 나는 아이가 불쌍해서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가 배 아파 낳은 아이가 아니지만 키우면서 마음 아픈 것은 내 아이 못지않았다”고 말했다. 성씨는 뼈만 앙상하게 남았던 체중 2.2㎏의 김동균(당시 1개월)군도 맡았다. 미숙아인 동균이는 젖병을 한 모금 빨면 입주변이 푹 파여 숨이 넘어갈 듯 힘들어했다. 성씨는 팔이 아파도 한 시간 동안 젖병을 들어 동균이에게 우유를 먹였다. 결국 동균이는 7개월 만에 7㎏으로 몸무게가 늘었고, 3개월 뒤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
아이를 떠나 보내는 일은 위탁모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성씨도 첫 아이를 보내야 했을 때 가족과 함께 모여 엉엉 울기도 했다.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을까’ 하는 걱정에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 때문에 위탁모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성씨는 “뼈밖에 남지 않은 동균이를 잘 먹여서 살을 붙여 주는 일은 그 아이에게는 새 생명을 주는 일과 마찬가지”라며 “따뜻한 엄마 품을 모른 채 외국으로 떠나는 아이들이 있을까봐 이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위탁 가정의 날’ 행사에는 1976년 미국으로 입양된 캐디 사코(31·여)도 참석했다. 사코는 “이들이 없었으면 많은 아이가 가정을 느끼지 못하고 해외로 떠났을 것”이라며 “아이들의 인생에서 소중한 경험을 준 고마운 어머니들”이라고 말했다. 대한사회복지회 국외입양부는 성씨 같은 ‘고마운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다. 02-552-7740. www.sws.or.kr
박유미·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