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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피살 파장]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복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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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암살된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아메드 야신의 장례식이 거행된 가자시티에서 22일 복면을 한 무장 팔레스타인인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가자시티 AP=연합]

팔레스타인 저항운동단체 하마스 지도자 셰이크 아메드 야신을 표적 살해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수위가 높아가고 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긴장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알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보복 다짐으로 국제사회의 테러 불안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비난 봇물=유럽연합(EU)은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행동은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킨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EU 15개 회원국과 10개 가입후보국 외무장관들은 "이스라엘은 사법적 사형 외에 살인을 집행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에 더 많은 죽음을 자초할 뿐인 폭력행위를 자제하라"고 입을 모았다.

EU 내에서 이스라엘에 가장 호의적이던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수용할 수 없는 정당치 못한 행위"라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행위를 강력 비난하며 이 같은 행위가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교황청 역시 "무력 과시로는 영구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우려 표명과 함께 중동평화 로드맵의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달랐다. "매우 당황스럽다"는 말 이외에 이스라엘을 직접 비난하지 않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긴장을 고조시키고 평화 노력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데는 말을 아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야신 암살 계획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복 개시=아랍권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 친미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이스라엘이 평화의 기회를 말살했다"고 비난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도 "야신 암살은 이스라엘이 지속적으로 저질러온 범죄의 대단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점령상태에 있는 이라크의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모든 이슬람 자손들이 짓밟힌 땅을 되찾기 위해 총 궐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무장조직 알카에다는 인터넷에 공개한 성명에서 "아부 하프스 알마스리 여단이 미국과 그 우방들을 공격함으로써 야신의 죽음에 복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알마스리 여단은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벌어진 연쇄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단체다.

일부에서는 팔레스타인 측의 보복 공격이 시작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은 22일 가자 지구 부근의 이스라엘군 기지와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에 로켓포 공격을 했다.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게릴라들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날 레바논의 체바 농장지대 내의 이스라엘 진지에 포격을 가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도 헤즈볼라 은신처를 공습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워싱턴.파리.카이로=김종혁.박경덕.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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