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서쪽으로 눈이 간다 …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호재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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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 충남 아산시 배방면 갈매리 배방자이1차 아파트(1875가구). 올 1월 집들이가 시작된 후 3개월도 안 돼 거의 모든 가구가 입주했다. 요즘 지방에선 미분양·미입주 물량이 늘고 있지만 아산 일대 아파트시장은 다르다.

#2. 대림산업이 올 초 충남 당진군 송악면에서 분양한 송악 e-편한세상(811가구)은 최고 11.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당첨자들의 청약 점수도 서울·수도권 인기 지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131㎡가 평균 41.3점이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인천에서 목포로 이어지는 ‘서해안 벨트’가 뜨고 있다.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부동산시장에 화색이 돈다. 분양이 잘되고 집값과 땅값도 오름세다. 나비에셋 곽창석 대표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뛴 곳도 많고 지역별 시장 온도 차도 심한 만큼 투자에 앞서 발품을 많이 파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개발 재료 업고 부동산 값 둥실둥실=인천과 충청·호남 지역을 아우르는 서해안에 각종 개발사업이 몰려들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라는 인프라를 갖추는 데다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대규모 개발사업인 경제자유구역이 유난히 많다. 인천 송도·청라·영종지구에 이어 최근 경기도 평택과 충남 당진·아산 등이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전북 군산과 부안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으로 각각 지정됐다.

지난달 31일 착공된 제2서해안고속도로(경기도 시흥~충남 홍성)는 서해안 벨트의 대동맥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도로가 지나는 시흥·화성·안성·평택·당진 일대가 수혜 지역이다.

이 밖에 인천은 세계도시엑스포 개최(2009년)와 아시안게임 유치(2014년) 등 굵직한 호재를 안고 있다. 평택에는 국제평화신도시(1748만여㎡) 조성, 포승산업단지 개발, 평택항 확대 등이 추진 중이다.

충청권에서는 당진의 경우 석문·부곡산업단지 개발이 한창이다. 당진~대전, 당진~천안 고속도로가 2009년과 2012년 각각 개통된다.

서해안 벨트 남단에선 정부가 새만금 간척지를 최첨단 물류 및 관광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군장산업단지 개발 재료도 안고 있는 군산이 최대 수혜지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분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값은 올 들어 5.22% 올랐다. 경기 지역 전체 평균 상승률(2.75%)의 두 배다.

당진 아파트 값은 올 들어 3.07% 올랐다. 충남 전체 아파트 값(-0.10%)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군산에선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3월 지가 동향 및 토지 거래량’에 따르면 군산 땅값은 한 달 새 전국 최고인 7.04% 뛰었다. 군산경제자유구역과 맞닿아 있는 회현면 농지 값은 3.3㎡당 15만~20만원 선으로 1년 전보다 다섯 배가량 뛰었다.

◇업체들도 분양 서둘러=서해안 벨트에서 토지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 거래가 쉽지 않다. 아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규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정부는 군산경제자유구역 인근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오랜드 문제능 대표는 “땅값이 계속 뛰면 언제든지 규제가 가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거래 제한에 따른 수요 감소로 투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규제가 덜하고, 개발 효과가 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아파트를 노리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낡은 기존 주택보다는 품질이 좋은 새 아파트가 유리하다.

우영디엔씨 조우형 대표는 “지방의 경우 전매제한이 약하고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돼 유주택자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업체들도 계약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분양을 서두른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호반건설 등이 아파트 4500여 가구를 쏟아낸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주변 시세보다 최대 30%가량 싼 3.3㎡당 900만원대에 공급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과 코오롱건설은 송도에서 각각 주상복합아파트 460가구와 197가구를 분양한다.

평택 청북지구에서는 우림건설·우미건설 등이 3400여 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당진·아산에서도 입지 여건이 좋고 단지 규모가 큰 분양 물량이 적지 않다. 군산에서는 3252가구가 분양 대기 중이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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