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財經委-금융 경쟁력 호된 추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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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5개 일반은행의 부실채권액 2조7천억원」「상위 5대시중은행 평균자산규모 일본은행의 8%,미국은행의 20%수준」「美신용평가기관 무디스社가 실시한 국내 8대시중은행의 재정력평가에서 7개은행이 D등급 이하」.
28일 국회 재경위소속 의원들이 국내 은행의 경쟁력과 관련해제시한 수치들이다.
이날 한국은행.은행감독원에 대한 국감에서 여야의원이 따로없이국내금융부문의 낙후성과 영세성을 질타했다.
의원들의 지적은『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등 금융시장 개방은 임박했는데 국내은행들이 경쟁력 위기상태에 빠졌다』(민자당 盧承禹의원)는 것이었다.
민자당 유돈우(柳惇佑)의원등은 지난달말 일본최대의 신용조합인오사카키즈와 제2지방은행인 효고은행의 파산등을 예로 들며『경쟁과 리스크 증가등에 대비한 대책이 뭐냐』고 따지기도 했다.
야당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국민회의 박태영(朴泰榮).장재식(張在植)의원등은『경쟁력 약화의 여러 원인중 은행의 수지기반을 악화시키는 부실채권이 주범(主犯)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부문 경쟁력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걱정은『은행 수지가 악화될수록 중소기업이나 서민대출은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는데까지이어졌다.
이에 따라 張의원은『무엇보다 부실여신을 줄이려면 신용평가기법과 사후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 자신의 자구노력이 급선무』라고 했고,민자당 김덕룡(金德龍)의원등은『산업합리화업체 지정등 은행부실채권을 조장하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 줄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경식(李經植)한은총재는『금융자율화에 상응하는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급한 불을 껐다.
이날 국감장은 한국은행지폐유출사건등 정치적 사안 외에 이처럼금융경쟁력에 대한 질의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한은과 은감원측은 의원들의 추궁에 쩔쩔맸지만 금융시장 개방에까지 정치권이 관심을 가져줘 오히려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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