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타임 선정 ‘영향력 있는 100인’서 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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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최근 선정한 ‘2008년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되지 못한 데 대해 바티칸 당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바티칸의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황이 제외된 것이) 차라리 잘된 일”이라며 “신빙성 없는 기준으로 선정한 100인에 드는 것보다는 들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의 윤리적·종교적 권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이번 리스트가 작성됐다”고 비판했다. 또 “정신적 지도자인 교황의 위치를 올바로 판단하지 못하는 그러한 기준은 옳지 않다”며 “이렇게 이질적 인물들을 서로 비교하고 리스트를 뽑는다는 게 애초에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타임의 2008년 영향력 있는 인물엔 달라이 라마와 함께 세계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도 환경 보호에 적극적이라는 이유로 포함됐다. 그러나 바티칸 대변인이 타임의 리스트에 대해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바티칸이 발행하는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신문의 지오반니 마리아 비안 편집장은 “(교황을 빠뜨린) 타임의 이번 결정은 매우 당혹스럽다”고 평가했다. 전임 교황인 고 요한 바오로 2세는 1994년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바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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