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854년 미국과 영토 분쟁 때 ‘독도는 조선땅’ 지도로 영유권 획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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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이 1854년 미국과 오가사와라 군도의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과정에서 독도와 울릉도가 ‘조선에 속한다(a La Coree·사진)’고 명시된 프랑스판 지도를 제시하면서 이 군도의 영유권을 획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대 호사카 유지(保坂祐二·49) 교수에 의해서다.

문제의 지도는 하야시 시헤이(林子平)라는 일본인이 1786년 제작한 ‘삼국접양지도(三國接壤之圖)’의 프랑스어 번역본이다. 일본판 지도에도 두 섬에 대해 ‘조선의 소유(朝鮮の持也)’라고 명기돼 있다. 이 지도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의미는 무시돼 왔다.

개인이 만들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문제 연구소’가 2007년 내놓은 최종 보고서도 “개인이 만든 틀린 지도”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가 이 지도의 불어판을 내세워 군도 영유권을 확보한 만큼 이 지도는 공적인 지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이 이 지도를 공식자료로 삼은 시점에 독도는 이미 조선령이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사카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이 담긴 논문을 3일 덕성여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일본학회(회장 오경) 주최의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에서 태어나 1979년 도쿄대 금속공학부를 졸업한 뒤 고려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3년 한국에 귀화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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