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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오락프로 "그게그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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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TV의 주말 황금시간대가 불안하다.
각 방송사는 토.일요일 6~8시 프라임타임에 쇼.코미디프로를집중편성,편안한 오락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색깔」이 없는 잡동사니로 정작 볼 것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KBS의 『출발 토요대행진』 『슈퍼선데이』,MBC의 『코미디채널 600』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 밤에』,SBS의 『기쁜 우리 토요일』 『웃으며 삽시다』 『TV 전파왕국』 등이 방송 3社의 대표적인 주말프로들이다 .
이 프로들은 대개 다채로운 내용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쇼인지 코미디인지 분간이 안되는 「장르혼합형」프로들이다.
출연자들 또한 개그맨.탤런트.가수 할 것없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다 보니 어느 프로를 보아도 거의 같은 진행자와 출연자들로 각 방송국의 차별성이 보이지 않아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이 아예 무시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로 개그우먼 이영자의 경우 『기쁜 우리 토요일』과 『슈퍼선데이』의 주진행자로 나와 주말 안방극장을 독식(?)하고 있다.또한 『코미디채널 600』에 나오는 이홍렬은 『TV전파왕국』의 진행자로도 출연하고 있다.
몇몇 연예인의 편중현상은 말할 것도 없어 『10~20여명의 스타급만이 각 방송국을 순회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돌 정도.
소재와 내용면에서도 같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작가의 탄탄한 구성에 따르기보다는 출연자들의 재치나 말장난,시답잖은 에피소드에 집착해 식상함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지난주 방영된 『기쁜 우리 토요일』은 전유성.진미령 부부의 시시콜콜한 연예.신혼 이야기로 일관했고 『TV 전파왕국』은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 코너에서 연예인들의 억지 에피소드를 장황하게 소개하는데 그쳤다.
당초 지나친 시청률 경쟁에서 비롯된 이런 프로들의 한계에 대해 현장 프로듀서들도 대체로 수긍하는 편.KBS의 한 담당PD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한다는 측면에서도 부정적이지만 선뜻 파격적인 포맷을 선보일 수 없는 것은 각 방송사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열린음악회』 『KBS빅쇼』 『문화스페셜』 등이 고유의 영역을 지키며 인기프로로 정착된 것처럼 주말 오락프로들 또한 화려함만 추구하는 외양에서 벗어나 「환골탈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鄭在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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