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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나눔공동체] 비누·와플 만들고 말 타고…장애 어린이도 웃음꽃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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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직원과 가족들이 계양승마장에서 지체장애 어린이들의 재활승마를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KT제공]

KT 부천장애인종합복지관(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을 이용하는 ‘미취학 지적(知的·정신지체) 장애 어린이’ 18명에게 26일은 뜻 깊은 하루였다. TV 등에서나 구경할 수 있었던 말을 타고 신나게 놀았기 때문이다.

이날 복지관을 찾은 손님은 KT 사원 및 가족으로 구성된 40여 명의 ‘사랑의 봉사단’. 초·중·고교 토요 휴업일을 맞아 가족 단위로 봉사에 나선 것이다.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오전 8시50분 버스로 KT 서울 광화문 사옥을 출발한 봉사단은 50분 후 복지관에 도착했다. 이어 이선경(여) 복지관 교육재활팀장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됐다. “장애아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함부로 하지 마세요. 비밀도 보장해 주시고….”

오전 10시, 장애아 18명이 보호자들의 손에 이끌리거나 휠체어에 태워진 채 나타났다.

어른 한 명에 어린이 2명(장애·비장애아 각 1명)이 한 조를 이룬 ‘1일 가족’은 비누·와플 만들기 등 각종 체험활동에 들어갔다.

서로 서먹서먹해하던 어린이들이 친해질 즈음, 돈가스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끝낸 일행은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계양승마장(인천 계양구 갈현동)으로 이동했다. 승마장(대표 이강찬)측의 배려로 어린이들의 환호 속에 재활승마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말은 전체 30여 마리 중 성질이 온순한 편인 5마리. 재활승마 전문가인 이 대표 외에 말을 승마장에 위탁 사육시키는 말 주인 5명도 나와 말고삐를 잡고 봉사를 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재활승마는 장애인이 말을 타는 즐거움을 통해 정신 건강을 얻는 외에 균형 감각과 혈액순환·호흡기능을 개선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승마장까지 이동하기가 어려운 데다,말 타는 비용이 비싸 엄두를 내기 어렵다.

이고은 (12·안양 희성초등6)양은 “KT직원인 어머니와 함께 전 가족(5명)이 행사에 참가했는데 매우 보람있었다”며 “그 동안 같은 반 장애 어린이를 피했던 게 후회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1년 창단된 KT ‘사랑의 봉사단’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자원봉사 단체. 지난해 전체 임직원(3만8000여 명)의 92.1%인 3만5000여 명(연인원 기준)이 참가, 전국 각지에서 소외계층 및 농촌 일손 돕기·재난피해 복구·노인 휴대전화 교육 등의 봉사를 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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