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印공장 '수출거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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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인도 공장을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수출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인도에서 차를 만들어 인도는 물론 중남미.유럽.서남아시아 등에 팔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도 현지공장의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15만대에서 올 하반기에는 25만대로 늘리고 판매망과 정비(애프터서비스)망도 확충한다.

정몽구 회장은 21일 인도 타밀나두주(州)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현지공장을 방문, "인도 내수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BRICs를 중심으로 한 동.서남 아시아 및 중남미와 유럽 등을 향한 수출 전략기지로도 인도 공장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鄭회장은 이날 인도 공장의 중장기 발전방안 및 수출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도는 최근 칠레.태국 등과 적극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등 제3세계의 경제적 맹주로서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증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인도 공장에 아반떼XD와 겟츠(클릭) 등을 투입해 현재 상트로(1100cc).엑센트(베르나).쏘나타에 그치고 있는 생산 차종의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현대차가 100% 단독 투자해 1998년 9월부터 가동한 인도 공장은 지난해 인도 내수 12만308대(현지 시장점유율 18.5%)와 수출 3만433대 등 총 15만74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해외에서 38만대, 국내에서 176만대 등 214만대를 생산해 세계 자동차업체 7위를 차지했다.

장정훈 기자

*** 왜 인도인가

현대차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톱5' 진입이다. 국내에서 차를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만으로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보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현지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미 공장을 가동 중이다. 유럽 시장을 위해서는 터키 공장 외에 기아차를 내세워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짓는다. 따라서 이번 인도 공장 확충 결정은 그동안 소홀했던 중남미와 러시아.서남아시아 등의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도는 최근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중남미와 아시아권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세 장벽을 없애는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선 인도 공장을 통해 인도 내수 시장은 물론 관세 부담 없이 중남미나 서남아시아 등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또 인도는 근로자 임금이 한국의 3분의1 정도다. 중국이나 터키보다 낮아 수출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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