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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문화 갈증 시원하게 풀어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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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속도전을 치르고 있는 일상이지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천천히 가는 법도 익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하루를 차분하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라디오 주파수를 EBS FM(서울 104.5㎒)으로 맞춰볼 만 하다. 가수 한영애(45)가 특유의 여유로운 목소리로 진행하는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월~토 오전 9~11시)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 자유! 그리고 문화의 향유'를 추구하는 이 프로그램은 바쁜 일상생활을 뒤돌아보고, 미술.음악.영화.공연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 대한 '맛보기'를 제공한다.

"대중들의 문화적인 갈증을 풀어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청취율은 높지 않지만 다른 방송사에 없는 프로그램을 하기 때문에 보람을 느껴요."

'한영애…'는 원래 오후 프로그램이었지만 지난 1일 봄철 프로그램 개편으로 시간대를 오전으로 옮기고, 방송시간도 한시간에서 두시간으로 늘렸다. 1부는 일상생활 속에서 갖게 되는 문화적 궁금증을 풀고, '매화꽃 피는 섬진강 마을'처럼 마음은 있지만 바빠서 가보지 못하는 곳을 대신 찾아간다. 2부는 요일별로 돌아가며 예술 현장을 찾아가고 문화계 소식을 알아보는 식으로 진행한다.

그가 2002년 8월 처음 프로그램을 맡을 때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처음엔 '가수가 노래만 잘하면 되지'하는 생각에 라디오 DJ는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문화라는 말에 욕심이 났어요. 제가 생각하는 문화는 예술만이 아니라 삶 자체예요."

다만 화면이 없이 말로만 문화를 소개할 수밖에 없는 게 아쉽다고 했다. 특히 연극이나 미술을 소개할 때는 라디오라는 한계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DJ 보느라 시간을 많이 뺏기기는 하지만 가수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목포의 눈물' 등 트로트 가요를 편곡한 '비하인드 타임'이란 앨범을 냈다. 올해도 틈틈이 지방을 돌며 콘서트를 열고, 내년 봄을 목표로 새 앨범 작업도 하고 있다. "가수가 40대가 되면 신곡 발표가 뜸해지는 게 보통이지만 저는 아니에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이상 끊임없이 새로운 곡을 선보이고 싶어요."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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