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서 만드는 일본차 자국부품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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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일본기업,특히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미국진출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덜어 줄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었다.그러나 미국에 설립된 혼다나 도요타자동차 공장들은 여전히일본내 하청업체로부터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해 쓰 고 있다.
날로 늘어 가는 대일(對日)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클린턴 행정부의 한 관리는 『대일 무역적자 감축과 관련해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실토한다.제프리 가튼 상무부차관도 『우리는 연방정부가 다국적기업들을 조정할 수 있는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현실적으로 할수 있는 일은 미국내 일본기업인들에게 미제부품을 좀더 많이 구입하도록 압력을 넣는 일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내 일본 현지법인들이 「메이드 인 USA」상표를 붙인 자동차를 대량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일 자동차 무역적자는 더욱커지고 있다.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90년 3백8억달러 적자가 올해는 3백94억달러로 86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이중차부품에서의 적자가 같은 기간중 96억달러에서 1백42억달러로늘어 자동차 전체적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91년 이후 미국의 성장률이 꾸준한 가운데 달러에 대한엔화가치가 상승해 수입품가격이 올라간 것이 주원인이다.상무부는그러나 일본기업들이 미제차 부품을 좀더 많이 구입했으면 적자폭은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한다.
지난 7월 미-일간 자동차분쟁이 극적으로 타결돼 무역전쟁은 피할 수 있었다.비록 강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은 미제 부품사용을 늘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일본기업들의 현지부품 구매비율은 여전히 낮 은 선에 머물고 있다.지금 미국에서 일본기업의 존재는 한마디로 엄청나다고할 수 있다.83년부터 92년까지 일본기업의 대미(對美) 직접투자는 연평균 1백2억달러에 달했으며 이들 일본 현지법인이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수는 72만4천명, 이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한해 3백10억달러(93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그러나 미국행정부 일각에서는 이같은 일본 현지법인들마저 수출주도형 일본경제의 위장된 모습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93년 미국내 일본기업들은 4백30억달러어치를 수출했으나 수입액은 배가 넘는 9백34억달러에 달했다는 것이다.반면 일본기업들은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주요인이 미국측에 있다고 주장한다.일본으로부터 수입되는 차부품의 절반은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빅3」가 수입하는 것이라고 도요 타자동차 뉴욕 현지법인의 대변인 팀 앤드리는 주장한다. 그러나 상무부는 미국내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현지 부품조달률 63%는 유럽 등 다른 나라 기업들의 81%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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