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30代와 잇딴 대화모임 왜 갖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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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위원장은 29일 30대 청년들과대화모임을 가졌다.다음달 3일에도 대학로에서 청년들을 만나 토론을 벌인다.
金위원장의 정계복귀에 가장 큰 걸림돌은 요즘 회자되는 「세대교체」다.28일에는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민주당과 정치개혁시민연합이 정식 출범했다.이런 바람에 정면으로 대응하려는 시도가청년들과의 잇따른 대화모임이다.29일 모임은 초 반의 날카롭던분위기를 金위원장이 압도해 일단 성공했다.
金위원장은 세대교체론을 「또 하나의 김대중 죽이기」라 표현했다.97년 대통령선거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두 金씨와 경합해야 할 세력들이 장애를 만들려는 것이다.
金위원장은 『일생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었는데 왜 내게만 그러는지 억울해서 신세타령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방선거에서 심판받았다』면서 세대교체론이 국민의뜻은 아니라고 주장했다.『세대교체는 국민이 투표로 해야지 인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나이만으로 교체한다면 50대는 60대,40대는 50대,30대는 40대를 물러나라고 할것이고,결국 정치를 유치원생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면서 희화화(戱畵化)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기존 정치에 대해 실망을 느끼는 만큼 세대교체가 갖는 매력이나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다.청년 토론자들은『김대중은 21세기를 대비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金위원장도 사회 각 분야의 젊은 전문가들을 「실력파」라고 부르면서 이들을 끌어들이는데 온갖 힘을 쏟고 있다.이들을끌어들여 각 세대를 배합해야 한다는 「老-壯-靑 결합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도 『노-장-청이 결합해 협조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안정과 능률을 보장하기 때문이다.그는 청년들에게 『과거 사람이란 이유로 무조건 배척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민주화 투쟁에 기여한 사람까지 모조리 단절하려 해서는 발전적 승계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金위원장은 「노-장-청 결합론」으로 세대교체 바람을 재울 수있다고 낙관하고 있다.결국 정국은 3金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없다고 믿기 때문이다.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20,30대층에서金위원장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데도 고무돼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청년층이 조직화되고,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앞장서 이 바람을 부추기고 있어 세대교체는 金위원장의 진로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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