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신 군인’ 최홍만 입대 … 귀가 조치 가능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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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이 신병훈련소 입소를 앞두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기자]

“경기에 나설 때보다 지금이 더 긴장된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7)이 27일 입대했다. 2m18㎝, 160㎏의 거구. 단군 이래 최장신 군인이 탄생한 것이다.

이날 낮 12시30분쯤 검은색 SUV를 타고 강원도 원주 제36사단 신병훈련소 앞에 모습을 드러낸 최홍만은 “처음 K-1 무대에 진출할 때도 지금처럼 떨리지 않았다”면서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노란색 반팔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쓴 최홍만은 모자를 벗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9년 만에 머리를 짧게 잘라 어색하다”며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에 입소하던 동료 훈련병들도 최홍만의 큰 키에 압도된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훈련병은 “같이 훈련받는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육군 측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특수 제작한 군복과 철모 등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380㎜짜리 군화는 짧은 기간에 맞추기가 쉽지 않아 최홍만에게 직접 구입해 오도록 했다. 최홍만은 미군부대 주변을 수소문해 어렵사리 군화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홍만은 4주간 군사훈련을 마친 뒤 26개월간 공익근무 요원으로 복무하게 된다.

그러나 최홍만이 조기에 ‘귀가 조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워낙 덩치가 커서 정상적인 군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기가 힘든 데다 건강 이상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홍만은 ‘시신경 장애 진단서’를 군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최홍만은 이날 훈련소 입소와 함께 서울대병원에서 발급한 건강진단서를 제출했다. 진단서에는 ‘뇌하수체 선종이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 저하 및 시야 장애 가능성이 높아 중증도 이상의 훈련이나 노동에 부적합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한다. 입소한 훈련병들은 22일 군 병원에서 재분류 신검을 받게 되며 그 결과는 22일 저녁쯤 나오게 된다. 여기서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면 귀가 조치될 수도 있다.

글=오명철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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