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경마이야기>기수 체중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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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몇년전 마사회 직원들이 단체복을 입기로 해 체격에 맞는 기성복을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일반 직원들은 금방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다.그러나 기수들은 옷이 헐렁해 따로 맞춰 입어야 했다. 기수들은 멀리서 보면 체구가 작아 어린애같지만 실제로는 나이가 많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수양성소에서 2년 공부하면 20세가 넘는데 평균 25세 전후에 기수로 데뷔한다.기수는 말등에 타고 말을 빨리가게 하면서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 을 한다.
체중이 무거우면 말이 달리는데 부담이 된다.그래서 가급적이면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현대 경마를 하는 나라에서는 기수에게 50㎏전후의 체중을 요구한다.경우에 따라서는 말의 능력이 부진해 다른 말과 경쟁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되면 50㎏이하의 체중을 요구하기도 한다.이것은 말 등에 실은 짐의 무게가 속도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1천를 달릴때 1㎏의 무게를 더 실으면 보통 5 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마에 출주하는 말의 능력은 차이가 많다.능력 차이가 너무 심하면 고객으로서는 재미가 없다.그래서 엇비슷하게 결승선에 골인할 수 있도록 기수의 몸무게로 조절하는 것이다.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말은 가벼운 기수를 싣고 뜀으로써 우승 가능성을 갖게된다. 때문에 기수는 항상 자기 몸무게를 최소화해야 한다.언제 50㎏이하의 체중을 요구하는 말을 타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는 몇년전까지만해도 기수 구하기가 어렵지 않았으나요즘은 체격이 좋아져 상황이 달라졌다.마사회에서는 2년 동안의교육기간 도중 성장할 것을 감안해 체중 47㎏이하,신장160㎝이하를 요구한다.
미국에서는 이런 조건에 맞는 남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성 기수가 상당수 활동하며 체격이 작은 멕시칸이나 남미계통의 사람도 많다.우리나라에서도 계속해서 50㎏전후의 기수를 요구한다면 외국 용병이 수입될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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