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경북대교수 부임 김순권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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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여생을 조국을 위해 일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앞으로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에 우수한 옥수수종자를 보급해 통일을앞당기는데도 한몫 할 생각입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옥수수를 개발,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인들에게 큰 도움을 준 「한국의 슈바이처」金順權(50)박사가 모교인 경북대 강단에 선다.
경북대측 요청으로 영구귀국한 金박사는 2학기부터 농학과 강의를 맡는 것과 함께 신설되는 국제농업연구소 소장직을 맡는다.
金박사가 옥수수와 인연을 맺은 것은 69년 경북대농대를 졸업한 뒤 수원 농촌진흥청에 농업연구사로 들어가 수확량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옥수수를 개발하면서부터.고려대대학원에 다니다 71년 미국으로 건너간 金박사는 하와이大에서 74년 석.박사학위를취득한 뒤 귀국,또다시 옥수수 연구에 매달렸다.
79년 유엔의 초청으로 나이지리아로 가기 전까지 그가 개발한옥수수품종인「수원19호」는 지금까지도 강원도.경상도지역의 주요재배품종이다.
아프리카에서 金박사의 업적은 유엔산하 국제식량농업기구(FAO)및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이 그를 잇따라 92,93년 노벨과학상후보로 추천한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金박사가 17년간 연구에 몰두했던 나이지리아 이바단에 있는「국제열대농업연구소」에서 개발한 옥수수 신품종은 1백여종.모두 바이러스와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기존 품종의 2~3배나 돼「혁명」으로까지 불린다.
金박사는『옥수수밭에 기생해 옥수수를 고사시키는「스트라이가」라는 魔의 잡초속에서도 잘 자라는「오버 슈퍼 원」(王이라는 뜻)종자는 아프리카 각국에서 지금도「산불 번지듯」번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金박사는 『지금까지 못한 연구를 계속해 국내 지역별로 기후에맞는 옥수수품종을 개발하고 나아가 북한.중국 지역에 맞는 품종을 개발해 식량을 자원화하는 일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大邱=洪權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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