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三伏-연중 가장 더운때 중국 복날 개고기 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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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伏은 개(犬)가 낯선 사람()을 보고 달려들기 위해 잔뜩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따라서 伏은 「엎드리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伏兵(복병),伏線(복선),伏地不動(복지부동),起伏(기복),埋伏(매복),潛伏(잠복)이 있다.
三伏은 初伏(초복).中伏(중복).末伏(말복)으로 하지(夏至)를 지나 3,4번째의 경일(庚日)과 입추(立秋)후 첫번째의 경일에 각각 해당된다.대체로 양력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의 20일간이다.이 기간은 1년중 제일 더운 때로 「三伏더위」라는 말이 있다.
伏이라고 한 까닭은 매년 이때가 되면 봄에 왕성했던 양기(陽氣)는 차츰 기운이 다하고 대신 음기(陰氣)가 움직이기 시작해남아 있는 양기를 밀어내려고 한다.하지만 음기의 세력이 아직은미약하므로 「잠복해 있는 상태」라는 뜻에서다.
伏의 기원은 2천5백년이 넘는다.즉 춘추시대(春秋時代)진(秦)나라에서는 매년 이날만 되면 궁중에서 성대한 제사를 지내고 희생(犧牲)으로 개를 잡아 성의 네 문에 걸어 재앙(災殃)을 물리쳤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어떤 자료에도 이날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그들은 오히려 탕병(湯餠)이라는 일종의 뜨거운 국수를 먹음으로써 이열치열(以熱治熱)의 효과를 노렸을 뿐이다.개고기를무척 즐기지만 복날에 먹는 것은 오히려 금기(禁 忌)로 되어 있다.개고기는 열을 복돋워 주므로 더울 때 먹으면 「큰 일」나는 줄 안다.그래서 그들은 엄동설한에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다.말도 많은 김에 차라리 안 먹는 것은 어떨까.
鄭 錫 元 〈한양大 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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