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한마디에 주가가 춤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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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대통령의 한마디는 힘이 셌다. 16일 아침부터 투자자들은 ‘식량기지 수혜주’를 찾아 나섰다. 이명박(MB) 대통령이 전날 미국 뉴욕행 특별기 안에서 “귀국하면 해외 식량기지 확보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예를 들어 연해주와 같은 지역의 땅을 30~50년 장기 임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러시아 연해주에 땅이 있는 바이오매스코리아가 상한가로 뛰었다. 투자자들은 ‘연해주’란 한마디에 앞다퉈 몰려들었다. 16일 거래량이 전날의 61만 주에서 326만 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바이오매스코리아는 바이오 디젤 관련 업체다. 옥수수·콩 같은 농작물로 연료를 만드는 게 바이오 디젤이다. 회사 주식 담당자는 “지난해 러시아 연해주에 5000㏊의 땅을 가진 현지 영농법인 ‘엠지카-아그로 바이오매스’ 지분 45%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주로 대두를 키운다. 회사 측은 2012년까지 4만50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가 키우고 있는 것은 연료용 작물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식용으로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해외에 식량기지를 만든다고 기존에 농장을 보유한 업체가 꼭 혜택을 본다는 보장은 없다. 정부가 나선다고 해외의 땅 확보가 쉬워질 것인지도 미지수다.

이날 조금이라도 해외 식량기지와 관련이 있는 업체들은 모두 주가가 뛰었다. 최근 몽골 농축산업 진출을 밝혔던 한성엘컴텍은 6.6% 올랐다. 대형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은 러시아 등지에서 사료용 옥수수를 재배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3.65% 상승했다. 회사 관계자는 “옥수수·대두 등 사료 가격이 너무 올라 원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등지를 방문해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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