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유고 또다른 화약고-코소보 일촉즉발 긴장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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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고의 또다른 화약고인 세르비아공화국 코소보에 또다시 긴장이감돌고 있다.
코소보에 긴장이 일기 시작한 것은 최근 세르비아가 크로아티아의 크라이나지역을 탈출한 세르비아系 난민들을 이곳에 강제이주시키면서부터다.코소보에 도착한 난민숫자가 이미 5천명을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세르비아는 앞으로 2만여 명을 이곳에이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르비아와 알바니아 국경에 위치한 코소보는 전체인구의 10%에 불과한 세르비아系 주민이 90%가 넘는 알바니아系 주민의 기본인권을 제한,유고슬라비아 건국의 아버지 요시프 브로즈 티토가 사망(80년)한 직후인 지난 81년부터 민족분 쟁이 끊이지않는 지역이다.이같은 인위적 세르비아系 인구의 급증으로 그간 살얼음판같은 평온을 유지해온 코소보엔 현재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긴장이 감돌고 있다.
헝가리系 주민 자치지역인 보이보디나와 함께 옛유고시절 세르비아공화국내 2개 자치주중 하나였던 코소보는 유고가 붕괴된후 세르비아에 강제편입돼 자치권이 대폭 축소됐다.세르비아가 89년3월 헌법을 수정,코소보자치주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세르비아에 편입시켜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알바니아系 주민들은 89~90년 이같은 조치에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세르비아는 언론을 장악하는등 코소보를 강압통치하며 알바니아系 10만여명의 일자리를 빼앗았다.알바니아系는 92년5월 비밀리에 자칭 코소보공화국 의회와 대통령 선거를실시,코소보 민주동맹의 작가 이브라힘 루고바를 대통령에 선출하고,곧이어 실시된 세르비아총선을 보이콧하는등 지금까지 계속 세르비아와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이웃 알바니아는 세르비아의 강압통치를 비난하고 이의 시정을 요구 하고 있으나,세르비아는 이를 무시함으로써 양국간 긴장과 대립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크로아티아에 살던 세르비아系 난민의 코소보 대규모 이주는 이곳에 새로운 분쟁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알바니아 정부는세르비아에 의한 코소보 식민화(植民化)가 앞으로 코소보에서의 폭동은 물론 양국간 전쟁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베를린=韓敬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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