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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 걷기 ①

중앙일보

입력

‘선사유적지’ 따라 시간여행

약 6000년 전쯤, 일명 ‘신석기 시대’에 우리 조상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았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역사적 상식과 역사적 상상력이 모두 필요하다. 그리고 암사동으로 산책을 나서면 된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은 신석기 시대 최대 취락지로 알려진 선사유적지다. 무지막지한 현대성과 도시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서울에서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자취와 생활 단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잠시나마 묘하디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이게 바로 시간여행인 셈이다.

선사주거지로 가기 위해선 지하철 8호선 암사역 4번 출구로 나와 직진한다. 선사초등학교를 지나 가로수 길을 산책삼아 걷다 보면 왼편에 ‘암사 선사주거지’가 나온다. 암사역에서 선사주거지를 지나 서원마을 입구에 이르는 1km길은 ‘서울 시민이 추천하는 걷기 좋은 길’이기도 하다.

암사역에서 서원마을 입구에 이르는 ‘걷기 좋은 길’

몇몇 가족들의 뒤를 따라 선사주거지로 발을 내딛자 바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시간여행이 실로 실감나는 순간이다. 생각보다 넓은 공원때문에 순간 방향감각을 상실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사람들의 뒤를 따라 가장 먼저 이른 곳은 움집터다. 다양한 크기로 얼기설기 지어진 아홉 개의 움집터는 구불구불한 흙길을 따라 이어져 있다. 한 움집터 앞에는 나무벤치를 두고 ‘사진 찍기 좋은 장소’라는 표지판을 세워 두었다. 너나할 것 없이 이곳에 앉아 사진 찍기에 바쁘다. 사방으로 눈을 돌리면 유난히 큰 입구가 돋보이는 움집이 있다. 유일하게 내부를 공개한 것으로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복원해 두었다.

움집터로 들어가는 산책로

흙길을 따라 이어진 9기의 움집

움집 구경이 끝났다면 다음으로 향할 곳은 유물전시관이다.
선사유적지 한쪽에 단정하게 지어진 유물전시관은 2개의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다. 제1전시관에 들어서자 정 중앙 전시관의 대부분의 차지하고 있는 움집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석기 시대 실제 움집터 발굴현장이다. 움집터 8기와 저장공 1기를 그대로 경화 처리해 보존한 것으로 유적 발굴당시의 모습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다. 전시관 관계자는 “이곳 전시관은 실제 발굴 현장의 보존을 위해 설계, 건축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좁다란 통로로 이어진 제2전시관에는 움집 내부의 단면과 교육용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는 영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한쪽에는 탁본 뜨기 등의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다.

선사유적지 곳곳의 산책로 풍경

넓은 공원으로 조성된 선사유적지는 산책로만으로도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높은 소나무 사이로 잘 가꾸어진 오솔길은 정갈한 느낌마저 준다. 산책로 사이사이에 세워진 가로등에는 가느다란 나무줄기가 타고 올라 운치를 더한다. 재미난 것은 선사유적지답게 휴지통까지도 빗살무늬 토기 모양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념관 앞 구석에서 길러지는 타조 두 마리는 아이들의 가장 큰 볼거리다.

▲이용시간은 아침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매표는 5시 30분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월요일이 휴일이면 다음날 쉰다.).
▲입장료는 어른 500원, 청소년은 300원.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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