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자랑>패션모델 이석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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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4세의 남성패션모델 이석준(李碩埈)씨는 전형적인 신세대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 인기학과(고려대 무역학과 95년졸)를나와 흔치 않은 남성직업인 패션모델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그는 「내가 좋으면 무슨 일이건 한다」는 신세 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하지만 모델이 된 동기를 『기도중에 얻은 하나님과의 약속』이라고 말할 때 그는 자신의 미래에 더할 수 없이 진지한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남성모델」이라면 으레 걸쳤음직한 목걸이나귀걸이,짙은 남성향수 냄새도 찾아볼 수 없다.그 런 것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태도다.『대학교 3학년때 패션모델이야말로 부모님이 주신 제 신체조건을 잘 살릴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그 길로 모델라인을 찾아갔지요.』 182㎝의 키와 호리호리한 몸매,이탈리아인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용모덕분인지 모델라인을 수료하기도 전인 93년11월 국내최대의 패션행사인 서울콜렉션(SFAA)에 디자이너 장광효씨의 모델로 데뷔했다.
그후 1년6개월만에 李씨는 진태옥.이신우.장광효.임태영.우영미 등 패션디자이너들의 남성복무대에는 빼놓지 않고 불려다니는 특급 모델이 됐다.
『첨단유행 속에서 살기 때문인지 평소에는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가 전부예요.다만 거의 매일 교회에 가니까 재킷을 빼놓지 않지요.』 청바지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그동안 모은 것만 40벌이 넘는다.브랜드는 대부분이 리바이스.특히 미국에 계신 누님이보내주는 리바이스는 동료들로부터 어디서 샀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색감이 뛰어나 즐겨 입는다.
재킷은 직접 사기도 하고 디자이너들이 기념으로 주기도 하는데장광효씨 옷은 「섹시」하고,임태영씨 옷은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일단 모델이 됐으니 차별화로 승부할 생각』이라는 그는 그런 면에서 대학시절에 배운 마케팅전 략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기회가 닿으면 파리나 밀라노 등 세계 패션무대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야심도 펼쳐 보인다.
〈李德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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