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유물船 실물복원-MBC광복50주년 기념다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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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MBC가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3년여의 준비.제작기간을 거쳐 7백년전 고대 선박을 실물제작해 화제다.
MBC는 엄밀한 고증을 거쳐 7백년전의 선박을 실물 그대로 만들어낸 것은 물론 옛 무역항로를 따른 실제 항해 과정을 방송할 예정이다.
화제의 프로그램은 MBC가 광복50주년기념 문화탐사 다큐멘터리로 기획한 『700년전의 약속』(연출 김윤영).
MBC는 이 프로그램 제작을 올 최고 역점사업으로 정하고 약10억원의 적잖은 예산을 들여 현재 선박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활」되는 선박은 지금부터 6백72년전인 1323년 6월초 전라남도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무역선. 元나라와 고려.일본 사이에 해상무역활동이 활발했던 당시 중국을 떠나 일본으로 가던중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된 이 유물선은 1976년부터 본격화된 신안 해저유물 인양작업을 통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복원될 선박의 이름은 「신안호(新安號)」.MBC미술센터와 중국 푸젠(福建)省 선박무역공사가 지난 5월부터 함께 제작하고 있는 신안호는 중량이 2백50t이며 총길이 31m,몸체높이 2.6m,최저시속 5노트,외형 최대폭 9m에 도달하는 실물 규모다. 제작진은 이 선박을 중국 푸젠성 현지에서 복원.제작해 중국 저장(浙江)省 영파(寧波)에서 출발,중간 기착지인 한국 신안을 거쳐 일본 교토(京都)까지 실제 탐사를 위해 항해할 계획이다. 제작진은 오는 11월18일까지 제작을 마무리짓고 시험항해를 마친뒤 12월2일부터 탐사항해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12월중 중국 현지의 복원선박 진수및 출항식,한국신안에서의 위령제,교토에서의 퍼레이드등 항해탐사중 주요 행사는4회에 걸쳐 생방송으로 중계되며 96년 2월중 3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송할 계획이다.
한편 이 프로는 중국 CCTV,일본 후지TV등이 제작장비및 인원 지원형식으로 공동제작에 참여하는 한편 각각 자국에서 방영할 계획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고 있는 金PD는 『지난 76년부터 시작된 신안 해저유물 인양작업이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세인의 관심이 유독 해저유물에만 집중되는 걸 보고안타까움을 느껴왔다』며 『이 프로를 통해 2백t급 목조 무역선의 제작동기와 과정,당시 항해기술과 침몰 원인등을 밝혀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金PD는 그러나 『새롭게 부활된 무역항로의 재발견은 7백년전에 신안 앞바다에서 난파돼 가라앉은 3국의(상거래)약속을 후대에 실현시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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