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 심장병 치료길 열린다-삼성의료원,혈류재건술 도입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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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난치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에 새로운 수술법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서울 삼성의료원 심혈관센터 이원로(李元魯.내과부장)소장은 『기존 관상동맥우회술이나 풍선요법 등으로는 치료하기 힘든 심장병환자에게 레이저로 심장근육에 혈관을 만들어주는 새로운 수술방법을 곧 시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근(心筋)레이저 혈류재건술로 불리는 이 수술법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심장의 근육층 바깥에서 심장내로 관통하는 0.1㎜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수십개 뚫어줌으로써 허혈에 빠진 부위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것이다.
허혈성 심장병이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막혀 나타나는 질환으로 지금까지의 치료는 대체로 이 혈액공급로인 관상동맥을 풍선 또는 회전톱날.레이저 등으로 넓혀주거나 다른 혈관을 이식하는 방법이 사용돼 왔다.
이같은 수술법들은 나름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나 일부 환자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를 지닌다.
예컨대 대동맥에서 관상동맥이 시작되는 곳이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극히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또 관상동맥 협착부위가 너무 광범위하거나 작을 경우에도 우회혈관을 연결하기 어려워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
심장의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거나 다른 신체기관의 기능이 심하게 악화돼 있는 경우에도 기존 외과적 수술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존의 수술방법들이 좁아진 관상동맥을 치료하는데 반해 혈류재건술은 관상동맥과는 전혀 다른 혈액공급로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구미 선진의료계에서 조차 혁신적 치료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이 방법은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이 박동하는 상태에서 시술할 수 있으며 짧은 수술시간.무수혈에 가까운수술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李박사는 『치료장비는 이미 개원초부터 발주해 놓고 있으나 보건복지부의 도입허가를 얻지 못해 국내 시술시기가 늦춰지고 있다』며 『기존 방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절망적인 환자에게 적합한시술인 만큼 하루빨리 국내 환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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