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필하모닉 평양공연 때 눈물의 연주 했던 미셸 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올해 2월 미국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인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공연에서 눈물의 연주를 했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겸 부악장인 한국계 미셸 김(한국명 김미경·사진)이 15일 뉴욕을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 앞에서 연주를 하게 됐다.

미셸 김은 7일 전화 인터뷰에서 “15일 저녁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제임스 밴플리트상’ 시상식 및 만찬에 특별 초청돼 헨델의 ‘파사칼리아’와 코델리의 ‘마에스트로 이 라르가멘테’의 두 곡을 20여 분간 연주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셸 김은 지난달 초 뉴욕 주재 한국 총영사관 문화원 측이 “평양에서 공연하느라 수고가 많았다”며 “15-19일 방미할 이 대통령의 뉴욕 체류(15일) 때 연주를 부탁한다”고 제의해와 기꺼이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 영광으로 받아들인다”며 “미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인 뉴욕필의 북한공연에 한국계 단원으로 참여해 많은 조명을 받은 사실이 연주 요청의 배경이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한 핏줄인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눈물어린 연주를 했던 기억을 되살려 이 대통령 내외와 동포들에게 감동의 선율을 선사하겠다”라고 말했다.

미셸 김은 “문화원 측이 연주 곡목을 자유롭게 고르라고 해 평소 호흡을 맞춰온 뉴욕 필 첼리스트 쿠도 스미레와 즐겨 연주해온 헨델과 코델리의 곡을 선택했다”며 “연주는 쿠도와 함께 바이올린과 첼로의 2중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앙코르곡으로 한국 곡을 연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앙코르 곡목은 비밀”이라고 말했다.

15일 행사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도널드 그레그 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등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해 미셸 김의 선율을 감상하게 된다. 힐 차관보는 지난해 말 미셸 김 등 뉴욕 필 단원들을 직접 찾아가 평양공연의 의의를 설명하며 “여러분이 미국의 문화대사”라고 격려했다.

미셸 김은 “평양공연을 마친 뒤 한국과 미국 내 동포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며 “북한 교향악단이 답례로 미국 공연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성사되길 바라며, 협연도 얼마든지 할 생각”이라 덧붙였다.

한편 그는 연주 다음날인 16일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동포 문화계 인사들을 위해 주최하는 오찬에도 초대된다. 이에 앞서 8일 뉴욕을 찾을 유인촌 문화부장관과도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미셸 김은 “김 여사와 유 장관이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문화인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들의 고충을 묻고 해소 방안을 찾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