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씨를 태우고 우주로 향할 소유스 우주선이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발사대에 장착됐다. 높이 51.3m, 무게 310t의 웅장한 모습이다. 1963년 11월 첫 발사 후 이번이 1731번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91년 소유권이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갔지만, 러시아는 매년 1억1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총면적 6717㎢에 달하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는 로켓 발사를 위한 9개의 발사단지에 15개의 발사대로 구성돼 있다. 군사보호지역인 이곳에 들어오려면 45일 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소유스 우주선 발사를 하루 앞둔 7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는 이소연씨와 러시아인 두 명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실어나를 소유스 우주선이 거대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가가린 출발대’에 세워진 높이 51.3m의 발사체는 ‘바벨탑’을 연상시켰다. 소유스 우주선 옆에는 액체 연료를 충전한 대형 탱크로리가 있고, 그 주변에는 삼엄한 경비가 배치돼 있었다. 현재 연료는 3단 로켓까지 채운 상태고, 나머지 1단과 2단에는 출발 당일 채워진다. 여기서 일하는 몇몇 사람은 우주선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치의 오차가 곧바로 엄청난 참사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우주기지는 긴장의 기운이 곳곳에 감돌았다.
이소연씨를 비롯해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우주인들도 겉으론 웃는 얼굴이지만, 간혹 긴장된 모습을 숨길 수 없었다. 이씨와 예비우주인 고산(32)씨는 이날 바이코누르에 도착한 우리나라 정부 대표와 응원단을 만난 뒤 ‘사막의 흰 태양’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유리 가가린도 관람한 러시아 영화로, 탑승 전날 우주인들이 거쳐야 할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8일 오전 우주인 호텔을 떠나 발사장으로 향하는 ‘우주인 출정식’에 참석한다. 호텔을 떠나기 전 전통에 따라 본인이 묵었던 방의 문에 서명한 뒤 러시아 정교회 신부에게서 축복을 받는다. 이들은 우주기지 내 에네르기야사 건물에서 우주복 ‘소콜’을 착용한 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가족과 탑승 전 마지막 만남의 시간을 보낸다. 가족 면담 직후 건물 밖 광장에서 우주비행 준비를 보고하는 ‘우주인 보고식’에 참석한 뒤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고 발사 2시간여 전 우주선에 탑승해 발사 순간을 기다릴 예정이다.
이소연씨<左>가 7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료 비행사들과 결의를 다지고 있다. [바이코누르 AFP=연합뉴스]左>
한편 8일 서울시청 앞에서는 소유스 우주선 발사 한 시간 전부터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 한국우주인사업 홈페이지(www.woojuro.or.kr)에서는 ‘한국우주인 우주비행 문자서비스’를 통해 우주선 발사에서 우주인 귀환까지의 과정을 문자로 알려주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모스크바·바이코누르=박방주 기자, 서울=심재우 기자